국내 4대 금융지주사가 금리 상승 영향으로 상반기 막대한 이자수익을 올렸다. 다만 지주사별로는 희비가 갈렸다. KB·하나금융은 역대급 실적을 올렸지만 우리·신한금융은 부진했다. 하반기 실적은 건전성 관리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그룹의 실적 공시에 따르면 이들 그룹은 올 상반기 9조182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8조9662억원) 대비 2.4% 늘어난 사상 최대 수준이다.
하나금융은 2분기 당기순이익 9187억원을 기록해 상반기 기준 2조20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6.6%(2994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는 지주사 설립 후 반기 최대 실적이다.
KB금융 역시 역대급 실적을 올리며 올해 1분기 신한금융으로부터 재탈환한 ‘리딩금융’ 지위를 수성했다. KB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99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099억원) 대비 23.9% 증가했다. 이는 당초 증권사 전망치 평균(1조3368억원)을 12.1% 웃돈 수치다.
반면 우리금융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6250억원으로 전년 동기(9230억원) 대비 무려 32.3% 감소했다. 상반기 전체로 봐도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조539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7620억원) 대비 12.7% 줄었다. 다른 그룹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은행 부문이 취약한 탓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6% 감소한 1조2383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2.1% 감소했다.
4대지주는 올해 상반기 시장금리 상승 덕에 막대한 이자이익을 올렸다.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당국의 상생 요청에 수신상품의 금리가 올라 이자비용이 확대됐지만, 동시에 이자수익도 크게 늘었다. 다만 하반기에는 이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상생금융 정책 일환으로 예대금리차 축소 압박을 더 높일 가능성이 크고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도 더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