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품은 아이들 <67>] “네 살 준서와 제대로 된 의사소통 해보는 게 소원”

입력 2023-07-31 03:04
준서군이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를 맞아 대전 동구에 있는 자택에서 산타 복장을 입고 사진을 찍고 있다. 밀알복지재단 제공

준서(4)가 세상에 태어난 직후 코로나19가 발병했다. 외출은 엄두도 못 냈고 엄마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준서가 경험한 세상 전부였다. 그래서일까. 준서의 엄마인 이재경(35)씨는 아이가 말이나 행동이 조금 느려도 코로나 때문이라고 여겼다.

준서는 지난 4월 발달지연 판정을 받았다. 아이가 현재 구사하는 언어능력은 6개월 수준이다. ‘엄마’ ‘물’ 등의 기본적인 단어도 말하지 못하고 모방 능력도 낮다. 그뿐 아니라 준서는 저혈당 증상과 백혈구 및 적혈구 수치의 불균형으로 갑자기 쓰러지기 일쑤다.

설상가상 이씨도 시각장애와 극심한 편두통으로 인한 어지럼증으로 근로 무능력자 판정을 받아 경제활동이 불가능하다. 오랫동안 앓은 우울증으로 매달 정신과 약을 복용 중이다. 생부는 준서가 배 속에 있을 당시 연락이 끊긴 이후로 지금까지 깜깜무소식이다.

준서에게는 7살 많은 형이 있다. 형은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고 현재 장애아동 거주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이씨는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두 아들이 모두 지적장애를 갖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며 “우울증에 산후우울증까지 겹쳐 매일 죽고 싶다는 생각만 했던 시절이 있었다.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힘을 내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더하는교회(오순진 목사)에 출석했던 이씨는 최근 육아와 본인의 지병으로 예배당 찾기가 쉽지 않다. 두 모자는 대전 동구에서 23.14㎡(약 7평) 크기의 방 한 칸짜리 다세대 주택에서 지내고 있다. 하지만 다음 해 3월 계약만료를 앞두고 벌써부터 걱정이다. 정부 보조금 월 157만원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모자에게 방 두 칸짜리 집으로의 이사는 현실적으로 이루기 어려운 꿈이다.

준서는 오는 12월 장애심사가 예정돼 있다. 이씨는 “준서와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해보는 게 소원”이라며 “곧 이사를 앞두고 있는데 아들에게 제대로 된 방을 만들어주고 싶다. 준서가 충분한 치료를 받아 조금이라도 의사소통 능력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기적을 품은 아이들’ 성금 보내주신 분(2023년 6월 28일~7월 25일/단위:원)

△김병윤(하람산업) 인유자 무명 20만△이성광 정홍심 최원철 권일한 김무열 김신남 김창선(엘림) 백승례 이재옥(이재옥산부인과) 윤원희 조동환 최점용 현은하 황의선 10만△정연승 권성만 연용제 오창균 이윤미 정인경 조점순 5만△김정기 김인수 김인순 김정숙 나철균 유은숙 임순자 정구생 조병열 한승우 한진섭(희망사) 무명 3만△박미란 하나 생명살리기 송현자권사 세현이네힘내세요 송복순 여승모 초이 1만

◇일시후원 : KEB하나은행 303-890014-95604 (예금주: 사회복지법인밀알복지재단)
◇후원문의 : 1600-0966 밀알복지재단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