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33)의 신상이 공개됐다. 서울경찰청은 26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조씨의 이름과 나이, 얼굴 공개를 결정했다.
신상공개위는 “피의자가 다중이 오가는 공개된 장소에서 흉기를 이용해 다수의 피해자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고 한 사실 등에 비춰 범죄의 중대성 및 잔인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체포 이후 거듭 진술을 바꾸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수 처벌된 전력이 있는 조씨가 형사 절차에 대한 이해가 높아 ‘꼼수’를 쓰고 있다고 본다. 우발적 범죄로 보이게 해 형량을 줄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조씨는 범행 당일인 지난 21일 신림역으로 가기 직전 할머니로부터 잔소리를 듣고 화가 나 범행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이 조씨가 거주하던 인천 이모 집에서 발견된 부서진 PC와 초기화된 휴대전화 등으로 추궁하자 인천에서 출발할 때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인정했다. 경찰은 ‘급소와 살해방법 등을 검색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포털 검색기록을 분석 중이다.
그는 체포된 직후 조사에서 범행 전 마취성 진통제인 펜타닐을 복용했다고 했다가 말을 바꾸기도 했다. “우울증이 있다”는 주장도 했지만, 경찰 확인 결과 지난 10년간 정신질환으로 치료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날 사이코패스 검사(PCL-R)를 실시했는데, 조씨는 검사 전부터 자신이 사이코패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웬만한 일반인보다는 형사 절차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이라며 “수사나 재판에서 자기가 어떻게 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알고 진술을 번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