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플로리다 수온 38도 넘어… ‘기후 재앙’ 우려 더 커졌다

입력 2023-07-27 04:05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이슬라모라다 연안에서 촬영된 백화현상이 나타난 산호의 모습. 백화현상은 산호가 평균보다 높은 바닷물 온도 탓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어난다. AP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남부 해수 온도가 섭씨 38도를 넘어 사상 최고 기록을 쓴 것으로 관측됐다. ‘바다가 뜨거운 욕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 현상이 전 지구적 재앙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최남단 키 지역 연안 해수면 온도가 이번 주 화씨 101도(섭씨 38.43도)까지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 산하 국립 데이터 부표 센터(NDBC)도 전날 마이애미에서 남쪽으로 약 64㎞ 떨어진 매너티 베이에서 화씨 101.1도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올해 전 세계 해수면 온도가 역사상 가장 높게 관측되는 상황에서 새 기록이 또 나온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매너티 베이의 수온 기록이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기록일 수 있다”고 했다. 올해 4~6월 전 세계 평균 해수 온도는 NOAA 통계에서 월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달도 역사상 가장 뜨거운 ‘7월의 바다’가 확실시된다.

해수 온도 상승은 바다 생태계 파괴를 넘어 여러 재앙을 촉발할 수 있다. 바다 온도는 태풍의 힘에 영향을 미치므로 고온의 바닷물은 더 강력한 폭풍을 일으킬 수 있다. 산호초와 해양 생물의 손실 등 피해도 뒤따른다. 바닷물이 뜨거워지면 산소 수치가 줄어 생존 위기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NOAA 해양학자 데버라 브로스넌은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수십년 내 연간 1조 달러(약 12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