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하나님의 일터] 누구나 꺼리는 사역지로 달려가 “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

입력 2023-07-29 03:05
이선재 울산대 객원교수가 지난 5일 부산 서면 지하철 입구에서 ‘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라고 담대하게 선포하고 있다.

해운대 바닷가, 지하철역 입구, 사찰 앞, 대학 캠퍼스 등 장소 불문하고 하나님께서 알려주시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우렁찬 목소리로 복음을 선포하는 이가 있다. ‘길거리 말씀선포 사역’에 온 열정을 쏟는 울산대 미술학부 이선재 객원교수(52)가 주인공이다. 이 교수는 지난 4일 말씀선포사역을 시작하게 된 동기와 겪었던 사연들을 털어놓았다.

이 교수는 부산 해운대 사랑진교회 집사다. 매 주일 예배 후 해운대 모 백화점 앞에서 30여분 간 찬양과 말씀을 선포한다. 시민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은혜 받는 사람, 무관심한 사람 그리고 우산 등으로 찌르고 욕하는 사람도 있다.

이 교수는 금요철야 예배시간에 하나님께 “어디로 갈까요”라고 묻고 내가 가고 싶은 가까운 곳이나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보여주는 외침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알려주시는 장소로 간다고 했다. 이 교수는 “하나님은 나의 내비게이션”이라며 “누구나 가기 쉬운 사역지가 아니라 누구나 꺼리는 사역지로 달려간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어느 날 해운대 지하철역 횡단보도에서 말씀을 선포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좌우에서 ‘아멘 아멘’ 할 때 그 소리가 천국 백성의 소리처럼 들려 이 사역을 멈추지 못한다”고 전했다.

미술을 전공한 이 교수는 작업실이 따로 없다. 작업실을 갖고 싶은 마음에 “그림 그리고 찬양 연습할 수 있는 작은 작업실을 달라”는 기도에 하나님께서는 아주 크고 놀라운 ‘길거리 작업실’을 주셨다. 복음 선포와 그림이 전도에 적합하다는 내 생각과 일치해 즉시 길거리로 나가 ‘어반스케치’를 그리기 시작했고, 그것을 전도용품으로 사용한다. 이 교수는 어반스케치를 배우려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좋아했다. 특히 그림을 그릴 때 꼬마들이 몰려와 “아저씨 짱! 어떻게 하면 이렇게 잘 그려요”라고 묻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하나님이 보내주신 귀한 선물이라고 생각해 다음세대를 위한 중보기도를 드린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이 교수가 미술지도 하면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이 교수 부부는 월 1회 해운대 박애원고아원에서 미술지도를 한다. 부부는 한목소리로 “크리스천으로서 미술지도 뿐 아니라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시고 가슴으로 기도하니 아이들이 변화되고 회복됐다. 그 모습을 보며 감동한다”고 전했다. 이어 “미술을 통해 하나님의 방법으로 치유하는 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꿈이자 바람이다”고 비전을 설명했다.

이 교수는 다음세대를 위해 서울 홍대 앞, 부산 광안리 바닷가에서 말씀을 선포했는데 듣고 있던 젊은이들이 다가와 “감동 받았다, 감사하다”며 음료를 건넬 때 이 사역을 쉬지 않고 더 많은 곳에서 말씀을 선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동성애 주제로 전 학년 대상으로 강의를 한 적도 있다. 각자 동성애에 대한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수업인데 학생들은 동성애를 자연스러운 문화로 받아들이고 일부는 동경하기도 했다. 그래서 동성애의 삐뚤어진 쾌락과 피폐한 삶을 감당할 수 있느냐고 질문했는데 묵묵부답인 학생들을 바라보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많이 전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 교수가 처음부터 크리스천은 아니었다. 과거에는 기독교를 가장 싫어했던 사람이었다고 고백했다. 불교신자 가정에서 자란 이 교수는 아내 이신애 사랑진교회 집사를 만나고 변화됐다. 아내는 3대 신앙가정에서 자란 기도의 용사다. 이 교수는 누구나 가기 쉬운 사역지가 아니라 누구나 꺼리는 사역지로 달려간다. 그는 “어느 날 TV에서 교회로 달걀 던지는 장면을 보고 너무 화가 나 그 지역에서 복음 선포를 했다”고 소개했다.

지난 5월 부산 기장군 용궁사 앞에서 부처님오신날 행사에 온 사람들을 향해 “돌덩어리에 불과한 우상에 절하지 마시오”라고 선포하니 “예수 믿는 사람이 왜 여기 와서 이러냐?”고 반문할 때 ‘그래도 내 외침을 듣고 있구나’라고 생각돼 더 많은 에너지가 분출됐다고 했다. 이어 부산 부전동 연등행사 때는 하나님께서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을 주시면서 ‘그들에게도 사랑을 전해라.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해라’는 내적 음성을 듣게 하셔서 연등 속으로 들어가 복음과 사랑을 선포했다.

매년 10월 열리는 핼러윈데이가 너무 싫어 부산 서면 나이트클럽 입구에서 “지옥으로 가는 곳에 줄 서지 마시오”라고 외쳤던 적이 있다. 이에 줄 선 젊은이들이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봤고 나이트클럽의 ‘삐끼’들이 내가 들고 있는 피켓을 빼앗고 밀쳐내는 수모를 당했지만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기에 멈추지 않는다며 결의를 다졌다. 때로는 젊은이가 찾아와 “시대에 맞지 않는 전도로 불신자들이 싫어한다. 창피하다”고 말할 때 고린도전서 1~2장을 읽어보라고 권하면서 복음선포는 하나님이 주신 사명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드러나는 말씀선포 사역자가 되어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을 하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싶다”고 소망을 말했다. 그는 인터뷰가 끝난 후에도 부산 서면의 한 서점 앞에서 우렁찬 목소리로 “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을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라고 담대히 선포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