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가 해빙 무드로 전환되면서 한·일 금융감독 당국의 ‘셔틀 미팅’이 7년 만에 재개될 전망이다. 양국 금융감독 당국 수장은 24일 7년 만에 양자회담을 열고 셔틀 미팅을 재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일본 금융청(FSA)을 찾아 쿠리타 테루히사 금융청 장관과 회담했다. 이번 양자회담은 25일로 예정된 아시아·태평양 지역 금융감독기관장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EMEAP GHOS) 참석을 계기로 이 원장이 FSA를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이 원장은 쿠리타 장관에게 한·일 금융감독 당국의 셔틀 미팅 재개를 제안했다. 이에 쿠리타 장관은 셔틀 미팅이 양국 금융감독 당국 간 교류·협력 증진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면서 재개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한·일 금융감독 당국의 셔틀 미팅은 양국 금융당국 간 협력을 강화하고 금융 정책·감독에 대한 공동 관심사를 논의하는 고위급 정례회의다. 2012년 11월 제1차 셔틀 미팅을 시작으로 2016년 6월까지 6차례 열렸다. 하지만 이후 반도체 수출 규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소통 창구를 닫았다. 지난해 8월 한국에서 열린 EMEAP GHOS에도 한·일 금융감독 수장 모두 참여했지만 별도의 고위급 회담은 없었다.
올해 셔틀 미팅을 다시 열기로 합의하면 7년 만에 미팅이 재개되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셔틀미팅 재개 일정과 의제, 장소 등에 대해서는 금감원, 금융위원회 및 일본 금융청 간 추가 협의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이 원장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양자회담에서는 양국의 관심사인 가상자산과 관련한 감독 방안 등도 논의됐다. 이 원장은 지난해 금감원장 취임 이후 가상자산 이슈에 관심을 갖고 대응 방안 등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쿠리타 장관은 암호화폐 및 금융 기술 문제 전문가로 불린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본과 금융감독 협력이 끊어진 지 오래인데 양국 감독당국의 수장이 직접 소통을 재개키로 한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