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에 오를라’ 입 다문 與… 충북 수해 복구 현장 총출동

입력 2023-07-25 04:07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청주 오송읍의 집중호우 피해를 겪은 비닐하우스를 찾아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 90여명과 보좌진·당원 등 모두 450여명이 참여했다. 윤 원내대표는 “오송읍은 지하차도에서 많은 인명피해가 난 지역”이라며 “그분들의 아픔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봉사해줬으면 한다”고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24일 충북 청주 수해현장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쳤다. 국민의힘 의원 90여명을 비롯해 보좌진·당원 등 450여명이 팔을 걷어붙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수해복구 봉사활동의 취지를 살리고, 예기치 못한 구설을 사전에 막기 위해 말없이 복구작업에 주력했다.

윤재옥 원내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청주 오송읍 수해 비닐하우스 현장을 찾았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봉사활동에 참가하지 못한 의원들은 윤 원내대표에게 미리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사활동에 나선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비와 장화를 착용했다. 특히 의원들은 봉사활동 내내 언행에 주의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대화도 거의 하지 않고 입을 꾹 다문 채 일에 열중했다.

10명씩 조를 짜고 폭우로 물이 들어차 뻘밭이 된 비닐하우스 안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나무덩굴을 걷어내고 폐비닐은 밖으로 빼냈다. 비닐하우스 안에 남아 있는 쓰레기도 치웠다. 윤 원내대표는 “오송읍은 지하차도에서 많은 인명피해가 난 지역”이라며 “그 상황을 잘 알고, 주어진 시간 동안 그분들의 아픔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봉사해줬으면 한다”고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윤 원내대표는 실언 논란과 늑장대응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의힘 소속 김영환 충북지사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윤 원내대표는 봉사활동 중 기자들과 만나 김 지사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선은 국무조정실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고, 경찰과 검찰이 지금 수사하고 있다”면서 “상황을 보고 감사나 수사 결과도 참고해서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수해와 관련해 여당으로서 책임을 피하지 않고 대책 마련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원내대표는 “여당과 정부는 모든 재난과 관련해서 책임이 당연히 있다”며 “수해 복구에 필요한 우리 당의 자원봉사를 비롯해 입법적 조치, 특별재난지역 선포 외에 예산상 지원할 부분이 있는지 꼼꼼하게 챙겨보겠다”고 밝혔다. 박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국민의힘은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민간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재난대응 시스템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봉사활동에 앞서 윤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 10명은 충북도청에 마련된 ‘궁평지하차도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윤 원내대표는 조문을 마친 후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정례 주례회동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이 일상화되고 있는 만큼 관계부처 TF를 가동해서 재난 대응체계를 전면 재정비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실 전 직원이 수해 이재민을 돕기 위해 성금을 모금했으며 “24일 기준으로 약 3000만원이 모금됐고, 국민성금모금단체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청주=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