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가 선한 정치·공공선 추구하는 정치의 장 열자”… 싱크탱크 역할 위한 ‘공공선 거버넌스’ 출범

입력 2023-07-25 03:04

공공신학의 공론화 및 선한 정치를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다짐하는 네트워크 ‘공공선 거버넌스’가 발족했다. ‘태극기 부대’로 대표되는 한국교회 일부의 극단적 정치 세력을 대체해 합리적 중도적 시민적 민주주의 가치를 강조하는 교회운동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공공신학운동본부·정치교육한국본부·원탁토론아카데미가 함께한 공공선 거버넌스는 24일 서울 송파구 정신여중·고 안에 위치한 주님의교회(김화수 목사) 제3집회실에서 공공선 거버넌스 출범식 및 시상식을 열었다. 손봉호(85·왼쪽) 서울대 명예교수와 성염 전 로마교황청 대사가 공공선 실천 대상을 받았다. 손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주의 위기의 시대에 기독교적 정의인 약한 자의 보호를 위해서 민주적 시민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공공선 거버넌스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이날 합리적 시민운동과 민주시민 교육이 필요함을 역설하는 특강을 진행했다. 손 교수는 “민주주의는 여러 결점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개발한 정치제도 가운데 가장 우수하다”며 “그리스도인에게는 위대한 유산인 민주주의를 건강하게 지킬 임무가 있다”고 말했다. 성 전 대사도 ‘크리스천들은 어째서 세상을 사랑하기를 그토록 힘들어할까’란 제목의 강의를 전했다.

공공선 거버넌스는 한국교회 일부의 극단적 정치세력화를 경계하고 사회와 고립돼 게토화된 교회를 벗어나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교회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원탁토론아카데미 원장으로 일해 온 강치원(70·오른쪽) 전 강원대 교수가 주도하고 있으며 손 교수, 성 전 대사 이외에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 이문식 광교산울교회 목사, 정세균 전 국회의장, 지병문 전 전남대 총장 등이 고문으로 참여했다.

강 원장은 “김어준 진중권 전광훈 등 수많은 프로보커(선동가)의 도발이 넘쳐나는 시대, 여야를 넘어 선한 정치, 공공선을 추구하는 정치가 무엇인지 본격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지 환경 다문화 빈부갈등 시민사회와 민주주의에 관해 교회가 관심을 가져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공공선 거버넌스는 내년 5월 ‘파시즘의 이론과 현실’을 주제로 국제 원탁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의 독일 고백교회 전통과 파시즘 청산 과정에 관해 독일 현지 전문가를 초청해 기조 발제를 들을 예정이다. 장 칼뱅, 칼 바르트 등 신학자는 물론 위르겐 하버마스, 마이클 샌델 등을 전공한 학자들의 사회학적 논의도 청취할 계획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