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이 숨진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와 관련해 112신고 부실대응 의혹을 받는 경찰이 사고 당시 관할 파출소 순찰차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며 “주민 대피에 전력을 기울였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경찰은 침수사고 발생 전 궁평2지하차도 현장으로 출동하라는 상황실 지령을 이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수사 대상’이라는 이유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충북경찰청 112상황실은 23일 브리핑을 열고 침수사고 지점 관할서인 오송파출소 순찰차 1대의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미호천교 범람이 우려된다”는 등의 호우피해 신고를 접수한 순찰차가 오전 7시쯤부터 약 2시간 동안 쌍청리 회전교차로, 궁평1교차로 등지에서 교통 통제 등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오전 7시58분쯤 “궁평지하차도가 넘칠 것 같아 차량 통제가 필요하다”는 시민 신고를 접수한 흥덕경찰서 112상황실이 순찰차에 궁평2지하차도로 출동하라는 지령을 내렸으나 순찰차는 현장에 가지 않았다. 충북경찰청은 “상황실은 신고 위치를 미호천교와 가까운 궁평2지하차도로 지목했다”고 말했다. 미호천교로부터 궁평2지하차도는 400m, 궁평1지하차도는 1.3㎞ 정도 떨어져 있다.
당시 순찰차는 비슷한 시각에 접수된 “사람이 쓰러져 있다” “차량이 역주행하고 있다”는 등의 신고를 처리한 뒤 침수된 궁평1교차로에서 교통 통제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흥덕경찰서 상황실은 신고 접수 10여분 만에 해당 신고를 ‘도착 종결’ 처리했다. 국무조정실은 감찰 결과 112신고 사건 처리 과정에서 총리실에 허위 보고까지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국조실은 경찰관 6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