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독감처럼 관리… 내달 마스크 완전히 벗는다

입력 2023-07-24 04:04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된 지난 3월 20일 서울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에서 대다수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이동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이르면 다음 달부터 코로나19 일상회복 로드맵 2단계가 시행돼 의료기관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도 완전히 해제된다. 휴가철을 맞아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긴 하지만,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 수는 적어 2단계 조정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이에 비해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은 이례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일상회복 로드맵 2단계 적용 시점을 다음 달 초로 잡고 관련 조치를 준비 중인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2단계로 하향 조정되면 당장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독감과 같은 4급 수준으로 변경된다. 확진자 숫자도 전수감시가 아닌 표본감시로 전환돼 확진자 집계도 중단된다. 또 의료기관이나 요양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도 권고로 전환된다.

현행 1단계에서는 모든 코로나19 입원치료자에게 치료비를 지원하지만, 2단계부터는 대부분 검사비와 치료비가 자부담으로 전환된다. 다만 인공호흡기나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 등 치료비가 고액인 중증환자는 치료비 일부를 한시적으로 지원한다.

휴가철 확진자 수 증가도 2단계 전환에는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진자 추이를 보면 감염재생산지수가 3주 연속 1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달 셋째 주 1만625명이던 확진자 수는 같은 달 넷째 주 1만7442명으로 늘었고, 이달 두 번째 주에는 2만6708명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엄중식 가천의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단계로 전환하면 확진자가 늘어나더라도 지금 기존의 의료 체계 내에서 소화가 가능한 수준”이라며 “다만 인플루엔자보다는 전파력이나 치명률도 강하기 때문에 고위험군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무더위 속에서도 독감 유행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9~15일 전국 196개 표본감시 의료기관을 찾은 독감 외래환자 수는 1000명 당 16.9명이었다. 독감 유행주의보도 지난해 9월 16일 발령된 이후 10개월 넘게 유지되는 중이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나 조치들이 완전히 풀린 시점이 올해부터인 점을 감안하면 (마스크 착용 해제 등으로) 독감이 뒤늦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엄 교수도 “6월을 넘어서 7월까지도 유행이 지속하는 양상은 굉장히 드물다”면서 “코로나19 기간 독감에 노출된 사람이 없다 보니까 뒤늦게 전파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유나 차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