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 시작인데 또 장대비… 예천 대피시설 코로나 확산 이중고

입력 2023-07-24 04:07
서울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23일 서울 송파구 탄천주차장에 차량 출입금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이날 전국에는 지역에 따라 집중호우가 내렸다. 연합뉴스

전국 곳곳에서 수해 복구가 진행되는 가운데 다시 전국에 비가 내려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북에서는 대피시설에 코로나19까지 확산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

23일 경북도에 따르면 산사태와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예천군 백석리와 벌방리의 이재민 대피시설에 있던 주민 중 16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백석리 대피시설에서 10명, 벌방리 대피시설에서 6명이 발생했다. 백석리 환자 중 9명은 치료를 받고 병원에서 퇴원했다.

많은 사망자를 낸 예천군에선 실종자 가운데 2명이 수색 9일째에도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 군은 매몰 현장에 인력 400여명, 헬기 1대, 드론 13대, 보트 4대, 구조견 19마리 등을 투입해 수색을 벌였다. 경북에서 인명피해는 사망 25명(예천15, 영주4, 봉화4, 문경2), 실종 2명(예천)이다.

현재까지 경북지역 내 시설피해는 공공 1007건, 사유시설 434건에 이른다. 대피한 경북도민 중 524가구 735명이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 수색·복구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피해가 커 현장에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공공시설 응급복구율은 56.5%다.

피해 복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다시 시작된 비로 전국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23일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인천에서는 지하차도·도로 침수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동암굴다리와 남동구 간석동 벽돌말사거리 지하차도, 도림동 옛 도림고 앞 도로가 침수돼 배수작업을 벌였다.

충남 태안군 안면읍 창기리의 한 주택에 물이 차 배수작업을 벌였고, 대전에서도 중구 석교동과 서구 변동에서 빌라 지하에 물이 찼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이 출동했다. 경기 포천시 소홀읍 한 도로에서는 폭 30㎝, 깊이 2m의 싱크홀이 생겨 관계기관이 긴급조치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25일까지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저기압에서 떨어져 나온 정체전선이 점차 남하하면서 광주와 전남의 경우 50~150㎜, 많은 곳은 최고 200㎜ 넘는 비가 내리겠다. 24일 오후에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60㎜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지는 지역도 있겠다. 26일 이후 당분간 비 소식이 없는 상태지만, 기상청은 필리핀 마닐라 동쪽 해상에서 서북서진 중인 제5호 태풍 독수리의 강도와 진로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천=최일영 기자, 김재환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