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꼭 들어야 할 사람들 올 수 있도록” 토·일요일 개최… 만나교회 ‘이열치열 부흥회’의 이유있는 변신

입력 2023-07-24 03:02
만나교회 성도들이 주일인 23일 경기도 성남에 있는 교회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이열치열 부흥회’에서 미국 LA 선한청지기교회 송병주 목사의 설교를 듣고 있다. 성남=신석현 포토그래퍼

“여보, 오늘은 집회를 마치고 식사했어요.” 22일 저녁 아내와 통화를 하는 송병주 선한청지기교회 목사의 음성은 평소보다 한 톤 정도 높았다. 부흥회 강사로 여러 교회를 다녀본 송 목사지만 집회를 마친 뒤 저녁 식사를 한 경험은 처음이었다고 했다. 부흥회가 저녁 7시쯤 끝난 터라 그때가 밥 먹기 좋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이민 목회를 하는 송 목사는 “한국교회뿐 아니라 이민교회들도 부흥회는 주중에 늦은 시간에 하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 있다”며 “이번 행사로 고정관념이 깨졌다. 강사로 왔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간다”고 말했다.

송 목사가 강사로 나선 행사는 경기도 성남에 있는 만나교회(김병삼 목사)에서 개최한 ‘2023 이열치열 부흥회’다. 이날 시작해 다음 달 6일까지 3주 동안 매주 토·일요일 정규 예배 시간에 진행되는 올해 부흥회에서는 LA 지역에서 이민 목회를 하고 있는 3명의 목사가 강사로 나선다. 총 12차례 설교하는데 설교 본문과 주제가 매 시간 다르다. 성도들이 매번 새로운 메시지를 접할 수 있도록 한 교회의 배려다. 만나교회는 10년 전부터 같은 이름과 형식으로 여름 부흥회를 이어오고 있다.

3명 가운데 송 목사가 첫 번째 강사로 나선 이틀 동안은 수도권에 호우특보가 내려졌는데도 4차례 집회에는 매번 3000여석의 예배당이 가득 찼다. 유튜브 생중계에도 회차마다 평균 8000명이 참여했다.

팬데믹을 지나 3년 만에 정상 개최된 부흥회에 교인들은 반가워했다. 진익기 권사는 “7월 말과 8월 초는 더운 날씨 때문에 지치기 쉽고 휴가철이라 신앙생활보다는 다른 것에 우선순위를 두기 쉽다”며 “교회에서 이 시기에 신앙을 점검할 기회를 마련해 줘 감사하다. 해마다 부흥회 덕분에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고 있다”고 했다.

김병삼 목사는 이열치열 부흥회 같은 형식의 행사가 만나교회를 넘어 한국교회 전체에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 부흥회의 맹점이라면 말씀을 들어야 할 사람은 안 오고 이미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분들만 삼삼오오 모인다는 점”이라며 “교회들이 관점을 조금씩 바꾼다면 목회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는 29, 30일에는 김우준 토렌스조은교회 목사가, 다음 달 5, 6일에는 김지훈 동양선교교회 목사가 각각 말씀을 전한다. 이 기간 토요일 오후 2시에는 개인과 교회, 사회와 열방을 위해 기도하는 이열치열 기도회가 열린다.

성남=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