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가 늙어간다. 한국의 취업자 평균연령은 이미 다른 주요 국가보다 높은 수준이다. 2050년까지 이 격차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산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20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한국 취업자 평균연령을 46.8세로 추산했다. 2035년에 50세를 넘어서고 2050년엔 53.7세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SGI가 추정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취업자 평균연령은 지난해 42.6세, 2035년 43.2세, 2050년 43.8세다. 앞으로 한국의 취업자 평균연령이 유독 빠르게 높아진다는 것이다.
SGI는 최근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빠르게 높아지는 점, 출산율 저조 현상이 날로 심각해지는 점 등을 언급하며 “취업자 고령화 속도가 제시한 예측치보다 더 빠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하고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상황에서 젊은 노동력의 공급이 줄면 국가 전체의 생산성 향상에 커다란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별로는 기술 수준이 낮은 분야의 평균연령이 높았다. 전체 취업자 중 50세 이상 비중(지난해 기준)을 계산한 결과 제조업은 저위기술 산업(의류, 가죽 신발, 목재, 섬유 등)에서, 서비스업은 저부가가치·노동집약적 산업(부동산, 사업지원 등)에서 고령 취업자 비중이 높았다.
지역별로는 비수도권의 고령화 현상이 도드라졌다. 지난해 기준 취업자 중 절반 이상이 50세를 넘은 곳은 전남(58.7%) 강원(55.5%) 경북(55.2%) 전북(53.9%) 경남(51.7%) 등이었다. 반면 서울(38.5%) 인천(42.6%) 경기(41.7%) 등 수도권과 대전(41.4%) 세종(34.5%) 지역은 취업자 중 고령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SGI는 고령층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 제공, 기업 수요에 맞는 인재 공급 확대, 외국인 전문인력 유입, 지역 특화 미래산업 유치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SGI는 “저출산·고령화에 기인한 취업자 고령화 문제는 인력 미스매치, 산업경쟁력 저하, 지방소멸 등과도 연결돼 있다”며 “국가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 인구 문제에 대해 정부, 기업, 가계 등이 힘을 모아 출산율 제고, 취업자 생산성 향상, 산업별 인력수급 문제 해결 등의 종합적인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