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사진) 충북지사가 14명이 숨진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에 대해 “한없는 고통을 당하고 계신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도 “거기(현장) 갔다고 해서 상황이 바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20일 충북도청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시 한번 고개 숙여 희생된 분들께 사죄 말씀을 드리고 도민들에게도 사과의 말씀 드린다. 모든 문제는 희생된 유가족의 심정으로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밝히는 데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임시제방 붕괴 상황에서는 어떠한 조치도 효력을 (발휘할 수 없고) 생명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괴산댐 범람과 붕괴 우려를 가장 시급한 문제로 판단해 동선을 괴산댐, 대청댐, 청주 무심천, 청주 옥산면으로 잡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정의 최고책임자로서 (오송) 현장에 있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기자실을 방문해 “그때 그 자리에 서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 조금 더 빨리 갔어야 한다는 자괴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지난 15일 오전 9시44분 비서실장에게 궁평2지하차도 침수 첫 보고를 받은 후 오송이 아닌 괴산으로 이동했다. 이후 농경지 침수현장을 둘러본 뒤 오후 1시20분에야 궁평2지하차도에 도착했다.
이범석 청주시장은 사과문을 통해 “지역의 최일선 책임자로서 슬픔과 애도의 마음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다시 한번 지역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으로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 시장 역시 사고 당일 오전 9시40분 첫 보고를 받은 후 다른 침수현장을 둘러보다가 오후 2시40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과 유관기관은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이날 합동감식에 들어갔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45명이 참여한 감식반은 지하차도 펌프실 내부 시설물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궁평2지하차도와 미호강 제방에 총 6대의 3D 카메라를 설치했다.
청주=홍성헌 전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