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중독 재활센터 성공모델로 꼽히는 미국 사마리탄 데이탑 빌리지의 미첼 넷번 회장은 “마약에 다시 손댄 이들을 실패자로 규정하지 않고 다시 치유 프로그램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넷번 회장은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세 번째 문을 연 충청권 중독재활센터(대전 동구) 개소식에 참석했다. 그는 “마약 중독을 건강과 질병의 문제로 바라보고 사회가 마약 중독 예방과 치유에 마음을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식약처와 사마리탄 데이탑 빌리지는 이날 마약류 중독 예방·재활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사진).
사마리탄 데이탑 빌리지는 1963년 설립된 민간 마약류 치료·재활기관으로, 뉴욕주 내 60개 이상 시설을 운영한다. 매년 3만3000명 이상을 외래 치료할 뿐아니라, 만성적 중독자를 위해 거주시설을 제공하는 등 집중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넷번 회장도 한때 마약 중독자였다. 사마리탄 빌리지에서 일하고 있는 의사와 종사자 중 일부도 마약 중독 프로그램을 이수한 이들이기도 하다. 넷번 회장은 “과거 마약을 했다는 것이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그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중독자들의 마음에 더 깊이 공감하고 필요한 프로그램을 생각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약 재활센터가 지역 혐오시설로 비칠 수 있지 않냐’는 우려에 대해 넷번 회장은 “문제가 생기면 주민들과 24시간 연락할 수 있는 핫라인을 개설하고 주민들과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장도 마련했다”며 “그 결과 지역사회 주민들이 시설에 많은 지원을 하고 명절에 선물을 보내는 등 마약 중독 해결을 지역사회의 공동 역할로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시적 치료보다 예방과 지속적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넷번 회장은 마약을 암에 비유하며 “암이 완치돼도 10년, 20년 후에 재발할 수 있듯이 마약을 끊은 사람들도 언제든 다시 중독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며 “예방이 최고의 처치라고 생각하고 개인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전=글·사진 차민주 기자 la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