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주가 뚝!… 가구당 순자산 통계 이래 첫 감소

입력 2023-07-21 04:04
국민일보DB

지난해 집값과 주가 하락 영향으로 가구당 순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쪼그라들었다. 한국의 경제주체들이 보유한 국내외 전체 순자산인 국부(國富)도 2.2% 늘어나는 데 그쳐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22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구당 순자산은 5억2071만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5억4301만원)보다 2230만원(4.1%) 줄었다.

가구당 순자산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1경1237조원)을 추계 가구수(2158만 가구)로 나눈 값이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 역시 전년 대비 2.8%(317조8000억원) 감소했다. 전체 순자산과 가구당 순자산이 감소한 것은 이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순자산 감소는 주택을 중심으로 비금융자산이 302조7000억원 감소한 영향이 컸다. 주가 하락 등으로 금융순자산이 감소(-15조1000억원)한 점도 작용했다. 가계 순자산 구성을 살펴보면 주택이 51.0%로 가장 컸다. 그다음은 주택 이외 부동산(23.6%), 현금 및 예금(20.4%) 등 순이었다. 부동산에 자산이 편중돼 있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 흐름에 따라 가계 순자산이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순자산은 2경380조원으로 전년 대비 441조5000억원(2.2%) 증가했다. 국민순자산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뿐 아니라 금융·비금융법인, 정부의 순자산을 모두 합한 지표로, 국부라고 불린다.

국민순자산이 2경원을 돌파한 것은 1995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후 처음이다. 하지만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국부 증가세는 크게 둔화했다. 앞서 2021년 말 국민순자산은 1998조8000억원(11.1%) 늘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김민수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대차대조표 팀장은 “국민순자산 증가폭 둔화는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비금융자산의 명목보유손익 감소에 주로 기인한다”고 말했다. 금융부문 투자 등 자산 거래에 의한 요인보다는 주택가격 시가총액 감소 등 자산가격 하락 영향으로 손실이 나타난 것이라는 의미다.

국민순자산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약 9.4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9.6배) 대비 배율이 낮아졌다. 이는 국민순자산 증가율(2.2%)이 명목 GDP 증가율(3.9%)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