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일감 몰아주기 ‘윗선’ 수사 본격화… 檢, 전현직 경영진 압수수색

입력 2023-07-21 04:03
‘KT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0일 전현직 최고 경영진을 압수수색하며 윗선 수사를 본격화했다. 사진은 이날 kt 광화문 빌딩. 연합뉴스

KT의 일감 몰아주기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구현모 전 대표를 비롯한 전현직 경영진을 동시에 압수수색하며 윗선 수사를 본격화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20일 구 전 대표, 남중수 전 KT 대표 및 박종욱 현 대표이사 직무대행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 10여곳에 수사팀을 보내 혐의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KT 부동산사업단 단장 홍모씨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사건 핵심 인물로 꼽히는 황욱정 KDFS 대표를 구속한 지 엿새 만이다.

검찰은 일종의 ‘이권 카르텔’을 형성한 구 전 대표 등이 KT 자회사 일감을 KDFS에 몰아준 뒤 ‘비자금 저수지’로 활용한 것이 아닌지 의심한다. 황 대표는 허위 자문료를 지급하고 자녀를 직원으로 허위 등재하는 식으로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데, 검찰은 이렇게 조성한 비자금이 전직 경영진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황 대표가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구 전 대표, 남 전 대표를 언급한 녹취록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구 전 대표 등을 소환할 방침이다. 비자금 추적 결과에 따라 이번 사건이 정치권 상대 로비 의혹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