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충북지사, 침수 1시간 뒤 첫 보고 받았다

입력 2023-07-20 04:07
육군 특수전사령부 13특수임무여단 장병들이 소방요원들과 함께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리 지하차도에서 실종자 수색작전을 펼치고 있다. 육군 제공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지난 15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이 지나서야 첫 상황 보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범석 청주시장도 사고 발생 55분이 지나서야 사고 상황을 인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형사고 발생 직후 지역 재난 안전관리의 총책임자인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이를 보고하는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사고 발생 전부터 수차례 경고가 있었음에도 지자체들이 교통 통제를 하지 않은 데 이어 사고 직후에도 보고가 늦어 결과적으로 사후 대응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는 15일 오전 8시45분 인근 미호강 제방이 무너지면서 강물이 들어차 14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을 입었다. 김 지사는 사고 당일 오전 9시44분 비서실장을 통해 유선으로 첫 보고를 받았다. 비서실장은 김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오송 궁평2지하차도가 침수되고 있다. 인명 피해 규모는 잘 모르겠다. 괴산으로 가셨다가 오송으로 이동하시면 좋겠다”고 보고했다.

당시는 궁평2지하차도에서 다수의 인명 실종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김 지사는 오전 10시쯤 당시 월류로 인해 괴산·충주 지역 주민들이 대피하던 괴산댐 현장으로 출발했다. 이후 미호강 범람으로 인한 농경지 침수현장을 둘러본 뒤 오후 1시20분에야 궁평2지하차도에 도착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19일 “충북도로관리사업소에 설치된 CCTV 모니터링 직원이 현장에 다급하게 출동하는 바람에 보고가 늦은 것 같다”며 “직원이 지하차도 현장에 도착한 후 보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시는 당초 이 시장이 사고와 관련해 첫 보고를 받은 시간은 오후 1시30분이라고 밝혔으나, 이후 사고 발생 55분 뒤인 오전 9시40분쯤 비서실장으로부터 최초 보고를 받았다고 정정했다. 이 시장은 당시 다른 침수 피해 현장을 방문 중이었다고 시는 설명했다. 당시 부시장은 오전 10시40분쯤 사고 현장에 도착했고, 이 시장은 오후 2시40분쯤 궁평2지하차도에 도착했다고 시는 밝혔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