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6·25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맞는 해다. 6·25전쟁은 동족상잔의 비극이 얼마나 참혹한가를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평화통일을 염원하고 있다. 오는 26일~27일 북한 사역을 해오던 7개 단체가 연합해 '정전 70년 평화축제'를 진행한다. 이에 평화축제 의장을 맡고 있는 박동찬 목사(일산광림교회)를 최근 만나 행사의 의미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행사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성경적으로 70년이라는 숫자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바벨론에 의해 남유다가 멸망 당했을 때 다니엘을 비롯한 수많은 유대인들이 바벨론 포로로 끌려가게 됩니다. 다니엘은 어느날 예레미야 선지자의 글을 읽으면서 70년이 차면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예언의 말씀을 접하고 이스라엘 회복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합니다. 예언의 말씀처럼 바벨론에 의해 훼파된 예루살렘 성전은 70년 만에 스룹바벨에 의해 다시 건축됐습니다. 1950년 발발한 한국전행으로 인해 남북이 갈라진 이 땅이 이제 70년을 맞게 됐다는 것은 성경적으로 ‘회복’의 출발점이 된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그래서 오는 26일 국제평화 컨퍼런스와 27일 평화 콘서트 및 기도회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모범적으로 북한 사역을 해오던 7개 단체가 연합했는데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그동안 여러 북한 사역단체가 각자의 자리에서 각각의 행사를 준비해왔는데, 이번 행사는 7개 단체가 연합해 통일된 마음으로 함께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함께 하는 7개 단체는 북한기독교총연합회,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 선교통일한국협의회, 숭실대 기독교통일지도자센터,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통일선교아카데미, 한국교회통일선교 교단협의회입니다.”
-이번 평화축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평화축제는 이틀에 걸쳐 크게 두 행사로 진행됩니다. 우선 26일 평화컨퍼런스가 용산에 위치한 국군중앙교회에서 진행됩니다. 박종화 목사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독일과 일본, 미국, 태국, 몽골, 이스라엘 등 해외 여러 나라 대표들의 메시지를 통해 세계 기독교 공동체와의 연대를 다지는 시간을 갖고, 이어서 통일선교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는 컨퍼런스가 펼쳐질 예정입니다. 그리고 27일 오전에 통일선교언약 선포식이 국군중앙교회에서 열립니다. 하이라이트인 평화 콘서트와 기도회는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27일 오후 4시부터 진행됩니다. 이 집회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현재 7개 단체 회원들과 많은 교회 성도들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이번 행사에서 특별한 순서가 있다면 무엇인지.
“27일 오전에 있을 ‘통일선교언약 선포식’을 주목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통일에 대한 일치된 통일 선교와 그 과정 그리고 각계각층의 역할 등에 대한 로드맵이 없었습니다. 이번 통일선교언약문은 북한 사역단체와 협의체의 대표들과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통일 선교를 위해 필요한 전반적인 내용을 정리해서 만들었습니다. 즉 통일 선교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로부터 시작해 그 당위성은 무엇인지, 통일을 이루는 과정에서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의 역할은 무엇이며 정부와 기업, 언론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도 담았습니다. 나아가 통일 이후 사회통합과 교회의 사명, 통일 코리아 모습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어서 앞으로 한국교회가 통일 문제를 논의할 때 연합할 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행사에 일산광림교회가 많이 헌신했다. 북한 사역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일산광림교회는 광림교회 고 김선도 목사님께서 북한 선교의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하도록 1995년 일산에 건립한 교회입니다. 지난 28년 동안 북한 선교를 위해 탈북민 정착 사역과 국경지대 선교 사역, 해외 한민족 교회와의 연합 등 여러 사역에 동참해 왔습니다. 북한 사역 단체나 협의체들과도 함께하면서 정전 70년 평화축제 진행을 논의하던 중에 의장직을 수행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부족하지만 수락하여 의장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번 행사 이후에는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
“정전 70년을 기념하면서 통일을 위한 여러 가지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은 7개 북한 사역단체가 형제애를 가지고 한마음으로 서로 격려하고 지원하며 활동하게 됐다는 점입니다. 이제는 통일을 위해 경쟁보다는 연합의 모습이 필요한 때입니다. 한국교회와 선교단체들이 한몸 공동체를 이뤄 활동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정전 70년 평화축제를 계기로 앞으로의 북한 사역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과 지침을 함께 논의해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입니다. 북한 사역을 위해 준비된 전문가들과의 협력은 물론 북한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는 모든 분들과 협력하는 일에 더욱 힘쓰려고 합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특별히 한국교회와 성도님들께 나누고 싶은 말씀은.
“요즘 통일 문제에 대한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한국교회 성도들조차도 북한의 잃어버린 영혼에 대한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제 바라기는 정전 70년을 맞아 북한을 향한 하나님의 긍휼하신 마음을 한국교회가 다시 믿음으로 회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쉼 없는 통일을 위한 기도는 복음을 가로막는 모든 장벽을 무너뜨리고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이 거룩한 일에 모두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김변호 목사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