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업자 “알선대가 절반 이재명·정진상에 간다고 이해”

입력 2023-07-19 04:02
뉴시스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개발업자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가 법정에 나와 ‘백현동 로비스트’에게 약속한 알선 대가 200억원의 절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가는 것으로 알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정 대표는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옥곤) 심리로 열린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백현동 사업 최대주주인 정 대표에게 인허가 등 알선 대가로 77억원과 5억원 상당 식당 사업권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이 “인허가 대가로 김씨에게 무엇을 주기로 했나”고 묻자 정 대표는 “(김씨가) ‘200억원 정도 현금을 만들어 줄 수 있냐’고 해서 주식으로 만드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김씨가 (200억원의) 50%는 자신이 먹고 50%는 두 사람에게 갈 것이라고 말했나”고 묻자 정 대표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김씨가 ‘두 사람’이라고 할 사람은 성남시에 두 명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름을 거명하진 않았지만, 이재명 시장 등으로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주식 지분을 정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이 돈을 나 혼자 먹는 게 아닌 거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고도 했다.

정 대표는 또 “김씨가 ‘내가 당에 얘기해 이재명을 시장으로 앉혔다’고 했다”는 증언도 했다. 이어 “김씨가 정진상은 ‘진상이’라는 애칭으로, 이재명은 이름이 아닌 ‘2층’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 대표에게 직접 로비를 한 정황도 김씨로부터 전해들었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2014년 12월 자신의 장모상에 문상 온 이 대표에게 “성남시 요구대로 주거용지와 연구개발 용지 비율이 5대 5가 되면 사업성이 없다”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그러면 6대 4로 하면 되지 법에서 정한 것도 아닌데”라고 답한 것으로 김씨에게서 들었다고 정 대표는 말했다.

백현동 개발은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 단지를 세운 사업이다. 성남시는 2014년 부지 용도 변경을 요청하는 아시아디벨로퍼 측 민원을 거절했지만 김씨가 개입한 뒤 4단계 용도 상향을 승인했다. 검찰은 김씨가 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이 대표와 정 전 실장 등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대관 로비’를 했다고 본다. 검찰은 당시 성남시 도시계획과에 근무한 공무원들도 최근 소환 조사했다. 정 전 실장과 이 대표 소환 조사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