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2신도시와 광교, 위례, 판교, 분당 등 수도권 동남부 신도시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반등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신도시별 편차가 크고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들의 오름세가 더딘 점으로 볼 때 투자 수요 회복보다는 그동안 누적된 대기 실수요가 특정 권역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17일 직방 분석을 보면 동탄2신도시는 지난달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잠정치)이 지난해 12월 대비 16.8% 오르며 수도권 택지지구(신도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검단이 같은 기간 16.5% 오른 것 말고는 광교(11.6%)부터 위례(10.4%) 판교(8.8%) 분당(8.7%) 동탄1신도시(8.6%)까지 동남부 신도시가 상승률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분당 외에는 모두 2기 신도시다. 직방은 “투기과열지구 해제와 더불어 우수한 강남 접근성과 자체 산업 기반, 그리고 분당을 제외하면 신축 아파트 위주의 쾌적한 거주 여건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수요자의 관심을 끌었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분당은 1기 신도시 중 올해 상반기 상승폭이 가장 컸다. 분당 바로 다음이 3.7% 오른 평촌이었고 산본(1.8%)과 중동(1.3%)은 1%대에 불과했다. 일산은 0.7% 상승에 그쳤다. 1기 신도시 중 저렴한 편인 산본과 중동 집값은 지난 3년간 다른 지역보다 큰 폭으로 오르내렸다.
두 지역의 지난달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은 고점이던 2021년 9, 10월과 비교해 아직 각각 25.5%, 22.1% 낮은 상태다. 분당의 가격 하락폭이 다른 신도시보다 작은 건 한창때에도 집값 상승폭이 남들보다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 규제에다 이미 높은 집값 때문에 저금리 시기에도 투자수요가 유입되기 어려웠던 탓이다.
2기 중 북부 지역인 양주와 파주 운정, 김포 한강신도시는 올해 들어 6개월 동안 각각 8.0%, 6.7%, 4.0% 상승했다. 동남부 2기 신도시에 비해 약한 반등이다. 이들 지역은 2020년 하반기 급격한 상승을 보였다가 이듬해 10월을 고점으로 주저앉기 시작해 지난해 크게 하락했다. 저금리 때 투자수요가 많이 몰린 탓에 금리 인상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직방은 “2020~2021년 부동산 시장 호황기와 달리 저렴한 아파트들이 많은 한강, 양주신도시 등의 가격 상승세가 덜하다는 점으로 미뤄 볼 때, 과거와 같이 투자 수요가 다시 살아난 국면이라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