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를 입은 고교생 3명 중 1명가량은 거의 매일 폭력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폭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가해자뿐 아니라 피해 학생 다수도 장난이거나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17일 한국교육개발원의 ‘2022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초·중·고교 학폭 피해 응답률은 1.6%(2113명)였다. 초등학생이 2.9%, 중학생 1%, 고교생 0.3%였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피해 응답률은 낮았지만 피해 빈도는 높아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피해 고교생 중 ‘거의 매일’ 학폭을 당한다는 응답은 32%였다. 중학생은 23.6%, 초등학생 20% 수준이었다.
가해자는 주로 ‘같은 반 학생’(68.3%)이 지목됐다. 초·중·고교, 남학생·여학생 통틀어 같은 양상을 보였다. 언어폭력이 69.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체폭력(27.3%) 집단따돌림(21.3%) 사이버폭력(13.9%) 성폭력(9.5%) 순이었다.
‘학폭이 생기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최대 9가지 이유를 선택하도록 하자 피해 학생의 66.4%가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가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들도 61.5%가 장난 혹은 특별한 이유 없음을 꼽았다. 세부적으로는 학폭 경험이 없을수록, 여학생보다는 남학생에게서 학폭의 원인을 장난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효과적인 학폭 예방교육 방법으로는 ‘공감·의사소통·감정조절 등의 교육 프로그램이나 활동’이 29.1%로 가장 많이 나왔다.
2022년 2차 학폭 실태조사는 지난해 9월 19일~10월 18일, 초등 4학년∼고교 2학년 15만451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는 13만2860명이었다. 시·도 교육감은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매년 2회 이상 학폭 실태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 교육개발원은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학폭이 발생한다는 응답에 주목해야 한다. 세밀한 분석을 통해 학폭 원인 및 대책의 효과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