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회고 중에서 쌍투스합창단은 의미 있는 추억이다. 내가 젊어서 이루지 못한 성악가로서의 꿈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후 창단된 안양시립합창단과 깊은 관련이 있기도 하다.
안양에 처음 쌍투스합창단이 시작된 것은 1978년으로 내가 36세 때 일이다. 초기부터 지휘를 맡은 전평화 선생과 이미경 초대 반주자 등의 노력으로 창단했으며 나는 단장으로 쓰임 받았다. 그러다가 96년 안양시립합창단이 창단될 때 쌍투스합창단 전 지휘자와 이 반주자가 옮겨 쓰임 받은 것이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나는 훗날 경기도 예술인 대상을 받기도 했다.
‘쌍투스’(sanctus)란 라틴어로 ‘거룩하시도다’란 뜻이다. 하나님께서는 영광을 받으시기 위해 인간을 창조하셨다. 시편 22편 3절은 “이스라엘의 찬송 중에 계시는 주여 주는 거룩하시니이다”라고 말씀한다. 세상을 살면서 아무리 큰 근심과 걱정이 있을 때도 찬송을 부르면 마귀는 떠나가고 내 영혼이 소생함을 맛본다.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은사 중에 가장 귀한 것이 찬송의 은사라고 생각한다. 가까운 이웃들이 나에게 당신은 찬송하기에 좋은 목소리를 타고났다고 칭찬할 때가 가장 기쁘고 즐겁다.
이런 이유로 우리 부부와 아들은 군포지샘병원 13층에 24시간 찬양이 흐르는 베데스다홀을 마련했다. 이 방에는 한밤중에도 24시간 찬양곡이 켜져 있고 누구든 그곳에서 기도할 수 있다. 안양에 있는 본원에도 예배실과 기도실이 24시간 열려 있으며 찬양을 들을 수 있다.
나는 10여년 전 아내와 함께 ‘부부 찬양집’을 CD로 제작해 가까운 지인들에게 선물하며 또 전도용으로 사용한 적이 있다. 아내 황영희 박사도 타고난 음악성이 있어서 노래를 곧잘 부르고 큰며느리도 나와 제법 화음이 맞는다. 우리 가족이 낸 음반에는 ‘크나큰 은혜’ ‘주님께’ ‘감사합니다’ 등 찬양곡과 ‘뒷산 소나무’ ‘버들피리’ ‘젖은 별’ 등 삶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추억의 노래, 그리고 ‘샘병원가’ 등 효산의료재단의 정신을 담은 노래 10편이 수록돼 있다.
현재 우리 병원에서 부르는 ‘샘병원가’는 효산의료재단 발족 후 내가 작사를 돕고 우리나라 음악계의 원로인 정풍송 선생이 작곡했다. 병원이 법인화되기 전에는 아내 황 박사가 작사하고 안양시립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 김영생 선생이 작곡한 ‘안양병원가’를 부르다가 의료법인화 이후에는 샘병원가를 정식 원가로 부르고 있다. 샘병원가는 “우리는 샘가족 아름다운 샘가족/ 사랑을 온누리에 샘물처럼 담는다”라는 노랫말로 시작한다.
부부 찬양집을 내도록 도와준 친구 정풍송은 나와 고향이 같은 죽마고우다. 국민이 애창하는 ‘석별’ ‘웨딩드레스’ ‘허공’ 등을 남긴 한국 가요계의 전설이다. 이 유명한 친구가 우리 부부의 음반을 내도록 지도를 해줬으니 예술적 가치가 있다고 자부하고 싶다.
정리=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