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터널 조금이라도 물 차오르면 車 버리고 대피해야”

입력 2023-07-17 04:04
지난 15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지하차도가 침수 되기 직전 지하차도를 빠져나오던 차량에 찍힌 블랙박스 영상. 출구 쪽 물이 들어오는 모습이 찍힌지 수초만에 가득 찬 물길 속에 SUV차량이 힘겹게 지하차도를 빠져나가고 있다. 유튜브 ‘손오공’ 캡처

전문가들은 폭우로 인해 지하 공간 침수 조짐이 보이면 무조건 차량을 버리고 대피하라고 강조한다. 물이 순식간에 들이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국민재난안전포털 등에 따르면 아파트 등 지하주차장이나 지하 터널에 조금이라고 물이 차오르면 차량을 두고 즉시 대피해야 한다. 경사로를 따라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수압으로 인해 자동차를 몰고 지상으로 올라가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 재난 분야 전문가는 “지하로 들이닥치는 물의 유입 속도는 매우 빠르다. 물이 차오르기 전에 빠르게 대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하 침수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반복되자 지난해 8월 이에 대한 국민행동요령을 추가해 국민재난안전포털 웹사이트에 게시했다.

침수가 시작된 지하차도나 급류가 흐르는 교량에는 절대 진입하지 말아야 한다. 이미 진입한 경우에는 차량을 두고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차량 침수의 기준선을 ‘타이어의 절반’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승용차의 엔진 공기흡입구가 이 높이에 있다. 여기 물이 들어가면 엔진과 변속기가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함은구 한국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선제적으로 타이어의 3분의 1 지점에 물이 차오르면 고지대나 갓길에 정차한 뒤 대피하라”고 강조했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차량 내부에 계속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창문이나 선루프 등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차량이 물에 잠기면 수압으로 인해 창문 등이 안 열려 탈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