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변칙적인 장맛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폭우 피해가 집중된 충청·경북·전라도 지역에 18일까지 최대 300㎜ 이상의 많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18일까지 충청권·전라권·경상권과 제주도 산지에 100∼250㎜의 비가 내리겠다고 16일 밝혔다. 특히 충청권과 전북, 경북 북부내륙에는 300㎜ 이상 물 폭탄이 쏟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느린 속도로 북상하고 있는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계속해서 비가 내리겠다”고 말했다.
충청권과 경북권에는 17일 새벽부터 낮 사이 시간당 3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리겠다. 18일 오전에도 시간당 30~60㎜의 비가 쏟아질 예정이다. 충청권, 경북권, 전북에는 시간당 80㎜씩 퍼붓는 곳도 있겠다. 정체전선은 17~18일 북상한 뒤 19일부터 일본 쪽으로 다시 내려갈 전망이다. 이후 20일부터 이틀간은 제주 지역을 제외하고 소강상태를 보이지만, 22~24일 다시 정체전선이 북상하면서 전국에 비가 쏟아지겠다.
기상청은 어느 때보다 철저한 대비를 요청했다. 이미 많은 비가 쏟아져 각종 재해와 사고가 발생한 지역에 다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산사태 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발효 중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또 야영을 자제하고 강변 산책로나 지하차도에 출입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저지대·농경지 침수와 하천·농수로 범람, 저수지 붕괴, 하천 제방 유실, 돌풍으로 인한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도 유의해 달라고 덧붙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장마가 시작한 이후 지난 14일까지 20일간 중부지방에 평균 424.1㎜, 남부지방에 평균 422.9㎜의 비가 왔다. 평년 장마철 강수량보다 10~20% 많은 수준이다. 누적 강수량 역시 20일 동안 기록임에도 이미 평년 장마철 강수량을 뛰어넘었다. 기상청은 이번 장마의 경우 정체전선에서 주기적으로 강한 저기압이 발달하면서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