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는 되지 않은 ‘그림자 아동’에 대한 경찰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모두 1069건의 수사 의뢰가 접수됐다. 감사원 전수조사 대상 2123명의 절반이 넘는 숫자다. 이 중 939건에 대해 수사 중이고 130건은 종결됐다. 사망이 확인된 영아는 최소 34명이다.
범죄 의심 사례는 전국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전남 광양의 한 야산에 생후 이틀 된 아들을 묻은 친모 A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묻었다”는 취지의 자백을 했다. 전남경찰청은 살인죄를 적용해 지난 1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부산 기장군, 경남 사천, 경기 용인 등에서도 영아 살해·유기 혐의가 포착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수원 냉장고 유기 사건’ 등 4건은 이미 검찰에 송치됐다.
보건복지부는 조만간 출생 미등록 아동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경찰은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미신고 아동 중 상당수가 베이비박스에 인계된 것으로 추정한다. 전국에 베이비박스가 설치된 곳은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교회, 경기 군포 새가나안교회 두 곳이다. 전수조사 기간인 2015~2022년 두 곳에 들어온 아이들은 1535명으로 파악된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