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위기이자 기회다.” 제주도에서 만난 두 석학은 AI가 인류 삶에 있어 위기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제주도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13일 열린 제46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 연사로 나선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인터넷 검색, 논문, 뉴스 등에 이미 AI가 접목돼 있다. 챗GPT로 AI는 쓰나미와 같이 막을 수 없고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홍콩과학기술대 교수이기도 한 김 대표는 AI 업계에서 주목받는 인물이다. 네이버 클로바 AI 헤드를 거쳐 지난 2020년에 업스테이지를 창업했다. 김 대표는 “챗GPT 등장으로 인간이 의사결정을 하듯 AI가 대부분 선택을 할 수 있게 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챗GPT 플러그인’과 AI의 미래라고 불리는 ‘오토(auto) GPT’를 소개했다. 챗GPT 플러그인은 챗GPT와 외부 서비스를 결합해 기능을 높이는 일종의 추가 확장 소프트웨어다. 예를 들어 손목시계를 보여주면 챗GPT가 시간을 알려주는 식이다. 좀 더 발전한 개념인 오토 GPT는 목적을 입력하면 챗GPT가 스스로 알아서 모든 걸 익힌다. 김 대표는 “챗GPT가 반복 학습하면서 인간이 하는 거의 모든 일을 대체할 수 있다”고 했다.
이광형 카이스트(KAIST) 총장은 한발 더 나아갔다. 이 총장은 “50~100년 후엔 자의식 있는 인간처럼 ‘유사 자아’를 지닌 AI가 등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인간과 신인류라고 할 수 있는 AI에 대한 현실을 인정하고, 인본주의 사상을 다시 되새기면서 인간이 질서를 만들어가야 한다. 사상이 도구를 지배하는 시대를 유지하기 위해 AI를 통제할 제도, 즉 기술(도구)을 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이 총장은 “한국이 이를 가장 먼저 표준화해서 세계 AI를 통제할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며 “유엔(UN)이나 국제원자력기구처럼 국제기구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