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1심 선고까지 3년2개월 지적에… “조금 길다고 생각”

입력 2023-07-13 04:03
서경환 대법관 후보자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서경환(57·사법연수원 21기) 대법관 후보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 사건과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 주요 재판 심리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사건일수록 법원이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부장판사인 서 후보자는 1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당 의원들로부터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논란이 된 재판 지연 문제에 대한 질의를 받았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조 전 장관 재판은 1심에 3년2개월이 걸렸고,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은 3년반이 지나도록 1심 선고를 하지 않고 있다”며 “권력자에 대한 재판을 지연하고 정의 판단을 지체하는데 법원을 어떻게 믿냐”고 지적했다.

서 후보자는 조 전 장관 1심 재판 기간을 두고 “조금 길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재판 지연에 대해선 “지체된 정의”라고 언급했다. 조 전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를 받는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법원 선고가 내년 총선까지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지적에는 “(그러면) 안 된다. 그런 사건일수록 적시처리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 후보자는 인사말에서도 “재판 당사자가 1심부터 대법원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 에너지를 소모하고 나면 재판에서 이겨도 남는 게 별로 없다”며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는 법언을 항상 명심하겠다”고 밝혔다. 대법관 임명제청 전 윤미향 의원 2심을 맡았던 서 후보자는 항소심 첫 재판 때 1심이 2년5개월 걸린 점을 거론하며 “가능하면 신속하게 재판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었다.

야당 의원들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당시 ‘사법농단’ 사건을 꺼내 들며 맞섰다. 서 후보자는 사법농단 관련 의견을 묻자 “사법행정권 남용이 사법부 신뢰에 결정적 타격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후보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불안감이 없냐’는 야당 측 질의에 “아직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서면답변서에서는 “오염수 방류로 우리 국민의 건강할 권리, 쾌적한 환경에서 살 권리 등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점은 경청할 만하다”고 했다. 오염수 방류 관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 ‘고래’를 청구인으로 한 헌법소원을 낸 것에 대해서는 “현행법상으론 (소송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심도 있게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평가액이 4년간 7배 이상 급등해 논란이 일었던 배우자와 장남의 비상장주식에 대해선 “송구스럽다. 취득 원가에 모두 처분했다”고 답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