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안하는 성도 10명 중 6명 “기회되면…”

입력 2023-07-13 03:02

교회 봉사를 하지 않는 성도 10명 가운데 6명이 봉사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교회 봉사자 중 약 30%는 지치거나 무기력해지는 ‘번아웃’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은사학교’ 등을 통해 교인을 봉사의 자리로 인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신교인의 교회 봉사 실태와 인식’ 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앤컴리서치가 지난달 2~8일 온라인을 통해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봉사를 하지 않는 교인을 대상으로 ‘향후 봉사할 생각이 있는가’란 질문에 59%가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다’고 답했다. ‘잘 모르겠다’, ‘그럴 생각이 없다’는 각각 24%와 17%였다.

교회 출석 빈도에 따라 봉사를 원하는 비율도 차이가 있었다. 매주 출석하는 교인(68%)이 가장 높은 봉사 의향을 보였다. 한 달에 2~3번 출석하는 교인(53%)과 1번 이하 출석하는 교인(44%)이 뒤를 이었다.

비봉사자에게 ‘봉사를 하지 않는 이유’도 물었다. ‘봉사할 정도로 신앙이 있지 않아서’(19%)가 가장 많았다. 이어 ‘할 수 있는 게 없어서’(15%),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이 싫어서’(14%), ‘시간 뺏기는 것이 싫어서’(12%),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7%) 등의 순이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측은 이런 결과에 대해 “할 수 있는 게 없다거나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봉사 권유를 받지 못해서라고 답한 29%의 응답자는 사실상 봉사 방법과 활동 경로를 알지 못해 시도조차 못한 경우로 안내를 통해 봉사의 길로 인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봉사자 10명 중 3명 정도(29%)는 최근 1년간 교회 봉사로 인해 번아웃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번아웃 경험자의 절반 이상(56%)은 일상과 직장 생활까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상락 미국 바키대학원대 선교학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교회가 성도들의 자발적인 봉사로 이끄는 자리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며 “무조건적인 봉사 권유가 아닌 은사학교와 소명학교 등을 활용해 개인에게 적합한 봉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회에서 봉사할 수 있는 목록을 정확하게 작성해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번아웃과 관련, 주 교수는 “교회 봉사로 인한 번아웃은 육체적인 이유도 있지만 영적인 문제가 가장 크다”며 “개인은 교회 봉사를 통해 은혜와 보람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교회는 한 사람에게 봉사가 몰리지 않도록 해야 하며 여러 사람에게 찬양대와 교사, 주방 봉사 등 다양한 섬김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