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하준파파(본명 황태환·32)는 인플루언서다. 말 그대로 타인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다. 그가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SNS에 올린 영상과 사진은 짧은 시간에 수만명에게 전달된다. 그는 이런 막강한 영향력을 활용해 복음을 전하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하준파파는 12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유명인으로 신앙을 드러내는 데 어려움은 없었냐”는 기자의 우문에 현답을 내놨다.
“자기 삶을 다 던져서 남을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멋있어요. 죽기까지 사랑하라는 가르침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 성경을 읽으면 읽을수록 예수님을 믿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고 멋진 일이라는 걸 알게 돼요. 그런데 이걸 어떻게 숨겨요. 명품 가방을 샀는데 로고 위에 반창고를 붙이고 다니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는 자신의 SNS 계정에 일상에서 느낀 기독교적 가치를 쉽게 표현한 글을 적지 않게 올린다. 밀린 숙제를 하지 않는 7살 첫째 아들을 보면서 “아버지는 오늘도 여전히 아들을 위해 기다려 주신다”는 식의 깨달음과 함께 관련 성경 구절을 해시태그(#)로 남긴다. 이런 글과 사진에는 1만개 넘는 ‘하트’가 달린다.
이에 대해 하준파파는 “제 SNS 구독자는 우리 가족에게 너무 감사하고 고마운 분들”이라며 “이런 그들에게 가장 소중한 복음을 소개하지 않을 수 있겠냐”고 말했다.
하준파파는 오는 20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아버지의 마음’에 출연했다. 영화엔 한국전쟁 고아를 향한 긍휼로 한 사람을 품었던 미국인 에버렛 스완슨 목사 등 4명이 낳은 희망의 이야기가 담겼다. 스완슨 목사는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의 설립자다.
배우도 아닌 그가 영화에 참여한 계기는 돌도 안 된 둘째 아이의 죽음 때문이었다. 하준파파는 2020년 6월 생후 6개월이었던 아들을 급성 심장마비로 떠나보냈다. 그는 영화에서 부모를 한꺼번에 잃은 10살 필리핀 소녀와 만난다.
하준파파는 “저를 포함한 영화 속 등장인물은 어쩌면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라면서 “그런 절망 속에서 ‘괜찮아, 너는 천국 갈 거야’라며 그들을 일으킨 것도, 다시 살아갈 수 있게끔 용기를 주신 것도 하나님”이라고 강조했다. 하준파파는 가족과 함께 컴패션을 통해 현재 129명의 아이를 후원한다.
그는 교회에 오해를 가진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하준파파는 “기독교인과 성경을 통해 하나님을 아는 게 제일 좋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영화 ‘아버지의 마음’은 한 사람이 하나님의 사랑을 마음에 품으면 세상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주인공은 하나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SNS에서 아내 하준맘(본명 박미연·32), 자녀들과 함께 기독교인 가정의 표본을 보여주려 한다. 그런 그도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매일 찾으려고 노력한다”고 고백했다. 저녁마다 온 가족이 침대에서 드리는 가정예배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했다. 바쁜 일정 가운데 기도의 자리를 지키는 걸 빼먹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일예배에서 받았던 은혜로 한 주를 살아가고 어떤 경우는 수련회 때 받았던 은혜로 1년을 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앙인은 그날 받은 은혜로 하루를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진짜 행복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거잖아요. 나를 변함없이 사랑하는 분을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요. 나아가 내 신앙을 지키기에 급급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살리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