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이상택 (13) 안양의원 개원 31년 만에 ‘효산의료재단’으로 도약

입력 2023-07-13 03:01
효산 이상택 박사가 1996년 7월 안양병원 개원 24주년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1967년 작은 개인 의원으로 시작한 ‘안양의원’은 5년 만인 1972년 ‘안양병원’으로 성장해 안양 최초의 종합병원 면모를 갖추었다. 이후 1998년 마침내 효산의료재단 이름의 공익 의료법인으로 도약했다. 안양의원 개원 31년 만이었다. 그러니까 부부가 시작한 개인 의원에서 지역사회를 위한 안양병원으로, 나아가 국가와 사회를 위한 의료법인 샘병원으로 마치 포도나무의 가지처럼 싱싱하게 뻗어 나간 것이다. 2004년엔 안양병원에서 샘병원으로 이름을 변경하고 새로운 CI도 발표했다.

“요셉의 가지가 담을 넘었도다”(창 49:22)는 말씀을 실감하면서 우리 부부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그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부여한 영적 사명감 때문이었다. 손바닥만 한 작은 구름이 먹장구름이 되어 오랜 가뭄의 대지에 흡족한 비를 뿌린 사건처럼(왕상 18:44) 그렇게 축복받은 효산의료재단은 이제 개인 소유가 아니라 사회의 공기요 이웃을 위한 치유의 샘으로의 사명을 성실히 감당해야 했다.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병원이 되어야 한다는 창립 초기부터 가진 영적 비전을 더 분명히 해야 했다. 그래서 나는 1998년 6월 기독병원으로서 그 정체성을 대내외에 분명히 선언했다. 선언식에서 나는 앞으로 우리 병원이 기독병원으로서의 사명을 다할 것을 선언하면서 병원의 상징인 포도나무의 의미를 설명했다.

“우리는 포도나무에 달린 가지입니다. 포도 가지가 나무에 잘 붙어 있어야 좋은 열매를 맺는 것 같이, 포도 가지인 우리는 포도나무 되시는 예수님께 꼭 붙어 있어야 영적으로 풍성한 열매를 맺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에 붙어 있으면 살고 붙어 있지 않으면 죽습니다.”

우리가 표방하는 기독병원이란 우리 뜻대로 경영해 우리 인간이 원하는 열매를 맺는 것이 아니었다. 하나님의 뜻대로 경영해 하나님이 원하시는 열매를 맺는 것으로 생각했다. 우리 병원을 향하신 하나님의 뜻은 병원을 찾아오는 환우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심는 것이었다. 단순히 육신의 질병을 치료하는 병원이 아니라 육신의 치유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그들 영혼을 치유하는 것이 우리 병원의 사명이다.

의사는 육신을 치료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크리스천 의사는 육신만 치료하는 의사가 아니다. 영혼까지 치료하는 의사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기독병원이 추구하는 전인 치유의 사명이다.

그런데 우리 크리스천 의사들이 바로 알고 겸손해야 하는 것은, 의사들에게는 인간의 영혼을 치유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이다. 죄로 말미암아 병든 영혼을 치유하실 분은 오직 예수님이시다. 우리는 환우들을 예수님께로 인도하면 된다. 예수님을 전인격적으로 바로 만나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며 병든 영혼을 치유하는 길이다.

이런 점에서 병원은 영혼 구원의 황금어장이라 할 수 있다. 기독교에서는 예수님의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는 곳으로 학교와 군대, 병원을 생각한다.

정리=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