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했던 채권시장에 최근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미국발 긴축 우려로 금리가 오른 데다 MG새마을금고 사태와 GS건설의 아파트 재시공 결정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다만 새마을금고의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우려가 최근 가까스로 잦아들면서 시장 위축이 장기화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60% 포인트 오른 연 3.795%를 기록했다.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최근 모든 만기의 국고채 금리는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중앙은행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영향이다. 강도 높은 긴축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미국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조한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여기에 새마을금고 리스크와 GS건설 사태 등 국내 이슈가 겹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가 포함된 종금·상호는 지난 3~7일 채권 3조214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5월 3조1584억원, 6월 3조1116억원을 순매수했던 것과 대조된다. 매도액 중 많은 물량이 새마을금고의 매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선 건전성 우려가 제기된 새마을금고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보유 채권을 매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실 공사 논란이 일었던 GS건설이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전면 재시공을 결정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GS건설은 재시공을 위해 최대 5000억원대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인도 하락과 (8월 중순쯤 수위가 결정될) 부정적인 행정 처분 등으로 회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할 수 있고, 이 경우 부동산 PF 차환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GS건설의 주택사업 관련 지급보증 규모는 2조9018억원이다. 이 중 약 44%에 해당하는 1조2839억원의 만기가 올해 도래한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새마을금고와 GS건설 이벤트가 맞물리며 PF 시장은 단기적으로 위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채권시장의 신용 위기로까지 커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새마을금고의 채권 매도가 시장에 단기적인 부담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에서 빠져나온 예금이 이전된 영향으로 다른 금융사들은 자금 여력이 생겼다. 정부가 나서 예금보장 의지를 밝히고 있고 은행권은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로 6조원가량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사태가 진정 흐름을 보이는 점도 시장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요소다. 안소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부실 대출을 취급하는 여신사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일시적으로 위축될 수 있지만 이번 사태가 크레디트 시장에 큰 타격을 입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