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0일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가까이 감소하면서 하반기 수출 전선에 경고등이 켜졌다. 수출 감소세가 한 자릿수에 머물렀던 지난달과는 대비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반도체 업황 개선 시점을 고려할 때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하는 것은 오는 4분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소폭 흑자를 기록한 무역수지 역시 9월은 돼야 뚜렷한 개선세를 보일 전망이다.
관세청은 1~10일 수출액이 전년 동기(155억6800만 달러) 대비 14.8% 감소한 132억67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달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6.0%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급격히 가팔라졌다. 월말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하지만 흑자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달 소폭 흑자를 기록하며 15개월 연속 적자를 끊은 무역수지도 2개월 연속 흑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10일 수입액은 전년 동기(212억4900만 달러) 대비 26.9% 감소한 155억4300만 달러에 그쳤지만 여전히 수출액보다 많다.
반도체 업황 개선세가 뚜렷하지 않은 게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주요 3사의 평균 재고일수는 지난 1·2분기 기준 16주 분량에 달했다. 감산 조치를 시행한 이후인 3분기 역시 평균 15주 분량의 재고가 쌓여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10일 집계 결과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6.8%나 감소했다. 이는 수출이 늘어야 흑자 전환이 가능한 무역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다만 정부는 반도체 업계 감산 효과가 4분기부터는 본격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으로의 수출 역시 하반기에는 개선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산업부는 수출 동력을 높이기 위해 하반기 중 역대 최대 규모인 184조원 규모의 무역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출은 이르면 10월, 무역수지는 이르면 9월부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