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성남 ‘정자교 붕괴’ 사고는 콘크리트 노후화와 관리 미흡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분과 제설제 등의 침투로 손상된 콘크리트가 철근과 분리되면서 하중을 견디지 못해 일어난 사고였다. 이에 대한 보수·보강 작업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11일 ‘정자교 붕괴사고 원인조사 결과 및 관련 제도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사고조사위원회는 정자교 붕괴의 직접적 원인이 노후화한 콘크리트라고 판단했다. 도로 아래의 콘크리트가 손상돼 캔틸레버 철근과의 부착력이 떨어지면서 교량이 붕괴됐다는 설명이다. 캔틸레버 구조는 한쪽 끝만 고정되고, 다른 쪽 끝은 받쳐지지 않은 채 떠 있는 형태다.
콘크리트는 침투된 빗물 등이 영하로 떨어진 기온에 얼었다가 기온 상승 이후 녹는 현상(동결 융해) 때문에 손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사조위 관계자는 “철근은 부식될 경우 부피가 팽창하면서 철근을 잡고 있는 콘크리트를 위로 떠밀어 층분리가 된다”며 “콘크리트가 철근을 꽉 잡고 있지 못해 붕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흡한 관리도 붕괴 원인이었다. 점검 과정에서 캔틸레버 끝단 처짐, 동결 융해로 인한 균열 등이 보고됐으나 보수·보강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정자교는 2021년 정밀안전점검에서 보수가 필요한 C등급을 받았으나 지난해 하반기 정기 안전점검에서는 양호한 상태인 B등급을 받았다.
정자교와 같은 구조의 캔틸레버 교량은 1313개로 집계됐다. 이 중 71.3%는 안전등급 양호(B등급)로 분류돼 있다. 정자교와 비슷한 시기 건설된 1기 신도시 캔틸레버 교량은 56개다. 분당(51개) 평촌(3개) 중동(2개)에 있다. 최근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개는 긴급점검, 1개는 보수가 각각 필요해 후속 조치가 이뤄지는 중이다. 성남시는 17개 캔틸레버 교량의 보도부를 재시공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 지방자치단체 관리 책임이 확인될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에 따른 처벌이 처음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