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세계적 멸종 취약종(VU)인 자이언트 판다 쌍둥이가 태어났다. 2020년 7월 국내 최초의 아기 판다로 태어나 최근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푸바오’(암컷)는 약 3년 만에 쌍둥이 동생을 얻었으며 귀여운 판다 세 자매의 맏언니가 됐다.
에버랜드는 2016년 중국 판다보호연구센터에서 온 엄마 아이바오(만 9세)와 아빠 러바오(만 10세) 사이에서 지난 7일 암컷 쌍둥이 판다가 태어났다고 11일 밝혔다.
출산일인 7일 엄마 아이바오는 진통을 시작한 지 약 1시간 만인 새벽 4시52분쯤 첫째를 낳은 데 이어 6시39분쯤 둘째까지 건강하게 출산했다. 아기 판다 자매의 몸무게는 각각 180g, 140g이다. 현재 약 98㎏에 이르는 푸바오는 197g으로 태어났다.
일반적으로 판다가 쌍둥이를 낳을 확률은 40~50% 수준이다. 최근 몇 년간 프랑스, 일본 등 다른 해외 동물원에서도 쌍둥이 판다가 태어난 사례가 있으며, 2014년 중국에서는 세계 최초로 세쌍둥이 판다가 태어나기도 했다. 판다는 가임기가 1년에 단 한 번뿐으로 통상 봄철 하루에서 사흘 정도에 불과해 임신이 어려운 동물로 잘 알려져 있다.
짝짓기에 성공하면 약 4개월의 임신기간을 가진 후 대부분 7~8월쯤 출산하는데, 세계 모든 판다의 생일이 이 기간에 몰려 있는 이유다. 에버랜드 판다월드에 있는 판다들의 생일도 모두 7월이다.
이 때문에 에버랜드 동물원은 2020년 푸바오 출산 당시 축적했던 번식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아이바오와 러바오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며 새 생명의 탄생을 준비해 왔다.
에버랜드는 쌍둥이 아기 판다가 모두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당분간 일반에는 공개하지 않고 판다월드 내실에서 전문가들이 집중케어해 나갈 예정이다.
정동희 에버랜드 동물원장은 “이번 쌍둥이 판다 출산은 한·중 양국의 판다 협력 연구로 인한 또 한 번의 중요한 성과”라며 “앞으로 동물 관리 전문성과 번식 연구 등을 더욱 강화해 멸종위기 동물 종보전을 위한 동물원의 역할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평균수명이 약 20~25년인 판다는 귀여운 얼굴과 행동 때문에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야생에서 1800여 마리만 남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판다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 취약종으로 지정한 희귀동물이다.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