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맞은 광주 노인 공공요양·진료체계

입력 2023-07-12 04:02

광주지역 노인들을 위한 공공 요양·진료 체계가 구멍이 뚫릴 위기를 맞고 있다. 시립병원 노조의 총파업 속에 다음 달부터 운영권을 넘겨받기로 한 의료법인이 수탁기관 선정을 철회해달라고 밝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광주시는 두차례에 거쳐 시립 제2요양병원 민간 위탁 운영자 모집에 단독 응모해 선정된 의료법인이 만성적자 불가피를 이유로 병원 운영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10년 동안 제2요양병원을 운영하던 전남대병원과 계약 기간을 한시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계약 기간 이후 손실은 시가 전액 보전해준다는 조건이지만 임시방책에 불과해 공공 요양의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제2요양병원의 위탁 기간은 통상 계약일로부터 5년 단위로 갱신돼왔다. 하지만 누적 적자에 시달려온 전남대병원이 재계약을 하지 않고, 선정된 의료법인마저 운영을 포기하면서 위탁 의료기관을 다시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치매 전문 제1요양병원과 정신병원의 사정도 여의치 않다. 위탁사업자인 우암의료재단이 재계약을 하지 않아 빛고을의료재단이 2월부터 운영권을 넘겨받았으나 여전히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제1·2시립병원과 정신병원 노동조합이 지난달부터 시 직영을 요구하며 한 달 가까이 총파업을 이어가 의료복지의 공백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시는 공공보건의료지원단에서 발주한 ‘시립 정신·요양 병원 운영진단과 개선방안 도출 연구’ 용역 결과를 토대로 공공의료 체계의 획기적 개선 방안을 찾고 있다. 이를 위해 공공의료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익적 손실’의 범위 등을 놓고 구체적 예산지원 범위와 법적 근거를 현재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필수 공공의료 손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용역 결과가 나와 필요한 대책을 세우는 단계”라며 “제1·2요양병원뿐 아니라 공공의료 전반에 대한 큰 정책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