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예수의 비유] <18> 임금 아들의 혼인 잔치

입력 2023-07-11 03:07
예복을 입지 않아 쫓겨나는 손님.

임금이 자기 아들을 위해 혼인 잔치를 베푼다
이미 초대받은 이들에게 종들을 보내 잔치에 오라고 한다
살진 짐승을 잡아 만찬을 준비했다며 재차 오라고 해도
끝내 오지 않고 그들은 저마다 갈 길로 가버린다

한 사람은 자기 밭으로 가고 한 사람은 장사하러 간다
나머지 사람들은 그의 종들을 붙잡아서 모욕하고 죽인다
이에 진노한 임금은 그 살인자들을 없애고
그들의 도시를 불살라 버린다

임금이 다른 종들을 보내며 다시 명령한다
사거리에 나가 아무나 잔치에 초대하여라
종들이 악한 사람이나 선한 사람 안 가리고 다 데려오니
임금 아들의 혼인 잔치 자리는 손님으로 가득 찬다

예복을 입지 않은 한 사람을 본 임금이 묻는다
어떻게 들어왔느냐는 질문에 말을 못 하자 손발을 꽁꽁 묶어
슬피 울며 이를 갈도록 바깥 흑암에 던지라고 명령한다
청함 받은 자는 많되 택함 받은 자는 적다고 한다

<해설> 임금 아들의 혼인 잔치에 등장하는 각각의 인물이 가리키는 바는 이러하다.(마 22:1~14)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뒤 손님들을 초대한 임금은 하나님, 임금의 아들은 예수님, 초청받은 이들 중 처음 대상자는 유대인, 나중 대상자는 모든 인류, 임금이 보낸 종들은 구약의 선지자들과 신약의 복음 사역자들, 초청된 손님 중 예복을 입지 않은 자들은 의롭다 함을 받지 못한 불신자들, 택함 받은 자들은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은 신자들이다. 임금 아들의 혼인 잔치는 권위와 품격이 있다. 그래서 임금은 예복을 입지 않은 손님에게 진노한 것이다. 만일 초대받은 손님이 혼인 잔치에 입을 예복을 마련할 수 없을 때는 혼주 쪽에서 준비한 여벌 예복이 있다. 예복을 입지 않은 그 손님은 게으름이나 부주의로 입지 않은 것이 틀림없다. 결국 그것은 임금을 무시한 큰 죄가 된다.

김영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