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혁 김한나 집사 부부는 교회(광장교회)에서 주일 2부 예배 찬양팀 보컬로, 구역장으로 나란히 함께 봉사하고 있다. 상냥한 목소리와 웃음으로 서로를 대하는 모습이 신혼부부 못지않지만, 이들 부부에게는 네 명의 자녀가 있다. 그리고 모두 아들이다.
김 집사는 유독 아이들을 예뻐해 아동복지를 전공했다. 정 집사도 2005년 결혼 후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말씀처럼 우리 가정에도 아이가 많았으면 좋겠다”며 부부가 함께 많은 자녀를 꿈꿨다.
결혼 2년 뒤 첫 아이 지원(17)이가 태어났다. 그 후 2년 뒤 지율(15)이가 태어났고, 이듬해 지안(14)이가 태어났다. 세 명의 형제를 키우며 딸아이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넷째도 기다렸다. 김 집사는 병원에서 태아의 성별을 알려주던 날 한 시간 동안 대성통곡했다. 그런데 문득 ‘하나님께서는 가장 좋은 것만 주시는데 우리 가정에 아들만 주시는 이유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운한 마음이 이내 감사와 기쁨으로 바뀌었다. 넷째 지우(11)가 태어나던 날 세 명의 형들도 “내 동생이라 그런지 너무 예쁘다”며 기뻐했다.
김 집사는 아이들 각자에게 오롯한 사랑과 관심을 쏟으려 노력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므라이스를 만들어 각자의 그릇에 계란을 얹어줬는데 한 아이가 “내 계란이 예쁘지 않다”며 투정했다. 그때 서러운 마음에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하나님, 나는 부족한 게 많은데 자녀가 많아서 어떻게 하나요…’ 하나님께 하소연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날 이후 특별히 힘들었던 기억이 없다. 김 집사는 “아이들이 커가면서 각자의 달란트를 찾아가는 모습,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해주는 덕분에 감사의 마음이 커진 것 같다”고 고백했다.
김 집사는 막내가 유치원생이 되자 교회 찬양팀 봉사를 시작했다. 4명의 아이를 케어해서 교회에 데리고 오던 정 집사도 막내가 초등학생이 되자 찬양팀 봉사를 시작했다. 지금은 4년째 온 가족이 함께 매 주일 찬양팀 연습 시간에 맞춰 교회로 향하고 있다. 김 집사는 “주일 아침마다 매우 분주하지만 아이들에게 기쁨으로 봉사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즐겁게 교회에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올해 초 김 집사는 관악구의 한 중학교 복지교사로 16년 만에 다시 일을 시작했다. 출퇴근 시간이 왕복 3시간으로 길지만, 남편과 아이들의 응원과 “아프지 말라”는 기도가 힘이 돼 주고 있다.
◇‘그·하루-그리스도인의 하루’는 신앙생활에 힘쓰는 평범한 그리스도인의 특별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와 성원 바랍니다.
박성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