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도네시아·몽골 유학생 유치해 농촌·대학 살릴 것”

입력 2023-07-11 04:03 수정 2023-07-11 04:03
인도네시아에 이어 몽골을 방문 중인 김영환 충북지사가 10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지 유학생들을 유치해 농촌을 살리고 대학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충북도 제공

“유학생 유치로 농촌을 살리고 대학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자매결연을 맺은 국가와의 우호 증진 및 수출 확대를 위해 인도네시아, 몽골을 방문 중인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현지 유학생들을 유치해 농촌과 대학, 지역을 모두 살리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김 지사는 10일 몽골 울란바토르의 한 호텔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국 최초로 시행한 하루에 4시간 일하고 6만원을 받는 도시농부는 대학과 농촌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본다”며 “도시농부와 연계한 유학생 유치는 새로운 도정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충북의 체질을 강화하고 미래 100년 후에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고 신발 끈을 조이며 열심히 달리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유학생 유치에 관심이 남다른데.

“도시 지역의 유휴인력을 영농현장에 지원하는 도시농부 사업은 농촌과 대학이 상생할 수 있다. 충북에 온 유학생들에게 돈을 벌어가면서 학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졸업 후 안정적인 일자리 알선도 해주겠다. 몽골과 인도네시아는 충북에게 협력과 기회의 땅이다.”

-취임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간 최대 성과를 꼽는다면.

“정부가 최근 청주 오송을 ‘한국판 보스톤 클러스터’로 육성하기로 하면서 충북이 대한민국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카이스트도 오송에 바이오메디컬 캠퍼스타운을 조성한다. 이 사업이 완성되면 오송은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 바이오 클러스터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K바이오 스퀘어 추진계획과 오송 발전 계획은.

“미국 보스톤의 ‘켄달 스퀘어’에서 착안한 K-바이오 스퀘어는 사업비 2조원 정도를 투입해 오송 제3산업단지에 조성될 예정이다. 늦어도 2032년까지 사업이 완료된다. 오송 제3산단은 예정지 6.7㎢ 중 93%가 절대농지여서 농식품부의 지정 해제 처분이 필요하다. 곧 규제가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이스트 오송캠퍼스는 바이오메디컬 분야를 특화한 대학·대학원, 병원, 연구소, 창업시설 등으로 이뤄진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중심인 오송에는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이 집적화해 있다. 오송 생명과학단지에 153개 기업이 입주했고 첨단의료복합단지에는 132개 연구·지원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충청권광역철도 청주 도심 통과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대전∼세종∼청주도심∼청주국제공항을 잇는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된 대형 국책사업이다.이 광역철도의 청주 도심 통과는 공정한 접근성과 메가시티 1시간 생활권이라는 국정과제 실현을 위한 당연한 결과이다. 기재부가 올 하반기 중 이 노선을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선정하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제성과 정책성 분석, 투자 우선순위, 재원 조달 방법 등을 따지게 된다. 예비 타당성조사 통과라는 마지막 관문을 남겨둔 상황이다.”

김 지사가 지난 9일 울란바토르에서 몽골 교육과학부 장관과 악수하는 모습. 충북도 제공

-향후 도정 운영 계획은.

“지금 충북은 위대한 피보팅(pivoting·방향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서비스업의 비중을 늘리고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를 보강해야 한다.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해 청년창업을 활성화하고 AI 스마트팜 등 과학영농을 도입해 농촌의 경쟁력을 높이겠다. 문화와 교육의 대대적인 혁신이 있어야 한다.”

-지난해 7월 취임 후 내정설이나 지역출신 배제 등 인사에 대한 비판도 있는데.

“인사 기준은 능력에 따른 적재적소이다. 학연이나 인맥에 의존해 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도정을 이끌어갈 수 있는 지역인재가 부족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훌륭한 인물이라면 연고에 상관없이 데려다 써야한다고 생각한다. 업무 성과가 미흡하면 바로 잡겠다.”

-핵심 공약인 레이크파크 사업은 어떻게 추진되나.

“이 사업은 그간 바다가 없고 백두대간에 가로막힌 충북의 지리적 한계와 정부의 규제를 숙명으로 받아들이던 소극적 자세에서 탈피하는 발상의 전환으로부터 시작됐다. 충북 전체를 하나의 공원으로 보고 수자원·산림자원·폐자원의 가치 재발견에 중점을 둔 선도 사업이다 사업비는 국비와 지방비, 민간자본을 합쳐 9조2482억원인데 2030년까지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를 완성할 계획이다.”

-중부내륙특별법 제정을 추진한 이유와 올해 제정 가능성은.

“지난해 12월 발의된 이 법은 정부의 중부내륙지역 지원과 개발·보전 종합 계획 수립 의무화, 신속하고 효율적인 사업 진행을 위한 인허가 의제와 규제 특례, 경제활동 기반 시설에 대한 국고 지원 등을 담고 있다. 이 법을 통해 바다가 없는 중부 내륙지역이 겪고 있는 규제를 풀고 변화시켜 진정한 균형발전을 이뤄야 한다. 법안 심사 과정에서는 정부 부처 의견이 상당히 중요하게 다뤄지기 때문에 선제정 후개정 전략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올해 정기국회 통과가 목표다. 연내 법안 처리가 무산되면 내년 6월 21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충북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동안 충북은 국토의 중심이라는 지리적 이점과 4차 산업혁명의 세계적 흐름에 부합한 첨단산업 육성정책을 통해 눈부신 성장을 이룩했다. 이러한 양적 성장만으로는 대한민국의 중심이 될 수 없다. 충북의 질적 역량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해야한다. 다양한 분야에 과감하고 혁신적 정책을 도입해 도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살기 좋은 충북을 실현하는 데 도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울란바토르=홍성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