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급등으로 인한 새마을금고의 자금 이탈 사태가 다소 진정되고 있다. 9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주 내내 이어졌던 새마을금고 자금 이탈 규모가 7일 처음으로 전날보다 1조원가량 줄었다. 중도 해지 고객들의 재예치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자금 이탈이 확산될 경우 시장의 동요가 컸을 텐데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제 사태를 철저히 분석해 부실 금고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수순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감독기관인 행정안전부가 당초 약속했던 새마을금고 30곳의 특별검사 계획을 보류해 논란이다. ‘시장 안정’을 이유로 댔는데 황당할 따름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 7일 “시장 상황 안정이 최우선이라 특별검사는 연기하기로 했다. 현장에 검사인력이 나가면 예금자들이 불안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행안부는 지난 4일 새마을금고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자 연체율 10%가 넘는 30개 금고에 대해선 10일부터 5주간 특별검사를, 70개 금고의 경우 8월 중 특별점검을 하겠다고 세세한 일정까지 제시했다. 4일 발표도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시장 안정을 위해 특별검사를 하겠다고 해놓고 같은 이유로 특별검사를 연기한다는 게 말이 되나. 자금 이탈이 주춤한 건 큰불이 잡혔다는 얘기지 불씨가 꺼졌다는 게 아니지 않나. 검사인력 투입에 대한 불안 운운은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그럼 앞으로 금융 위기가 닥칠 때 당국은 손 놓고 가만 있어야 한다는 것인가. 고객뿐 아니라 국민을 우롱하는 언사다.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지난달 6%를 넘어 상호금융의 두세 배에 달한다. 다른 금융권이 고금리로 부동산 대출을 줄일 때 새마을금고는 최근 3년새 두 배 이상 늘리다가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 행안부는 뒤늦게 새마을금고에도 다른 금융기관과 유사한 수준의 건전성 규제를 도입하겠다고 해 비판받았다. 더욱 신속하고 철저히 부실 우려가 있는 금고를 조사해도 모자랄 판에 되레 뒷걸음치고 있다. 정부의 오락가락한 자세가 오히려 시장 불신을 키우는 것임을 모르는가. 이런 안이한 인식을 보여준 것 자체로도 행안부가 총자산 284조원, 1294곳의 새마을금고를 관리하기엔 무리임이 드러났다. 야당을 중심으로 새마을금고 감독권을 행안부에서 금융당국으로 넘기는 법안 마련에 나선다는데 국회는 이를 속히 통과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