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EV 주가조작 ‘강남 최고 선수’도 잡혔다

입력 2023-07-07 04:04
국민일보DB

쌍용차 인수를 미끼로 한 에디슨EV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1세대 기업사냥꾼 등 주가조작 일당 3명을 추가로 재판에 넘겼다. 이 중 2명은 코스닥 상장사 디아크 주가조작에도 가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부장 단성한)는 에디슨EV 주가조작 사건에서 자금 조달을 담당한 공인회계사 출신의 기업사냥꾼 이모(52)씨 등 3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이 이번 사건으로 재판에 넘긴 이는 강영권(63) 전 에디슨모터스 회장 등 모두 13명(구속 10명)으로 늘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쌍용차 인수와 대규모 자금조달을 가장해 에디슨EV의 주가를 띄워 약 1621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반대로 12만5000명에 이르는 소액투자자들이 7000억원가량 피해를 봤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특히 이씨는 ‘국내 주가조작의 1인자’ ‘강남 최고 주가조작 선수’ 등으로 불리던 인물이라고 한다. “나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성역”이라고 자처하면서 막대한 자금을 끌어모아 연쇄적으로 기업사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9월부터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상장사 다수를 인수한 뒤 가상화폐, 바이오사업 등을 주가 부양 소재로 삼아 단기간에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었다.

이씨는 디아크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2020년 4월 난소암 치료제를 개발했다는 허위공시를 통해 주가를 띄워 92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다. 이씨를 포함해 가치평가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고 고액의 용역료를 받은 공인회계사 등 모두 9명(구속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에디슨EV와 디아크 주가조작 세력 총 20명(12명 구속)을 기소하고, 약 453억원의 재산에 대해 추징보전을 완료했다.

서울남부지검은 금융·증권범죄 합수부가 복원된 후인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간 불공정거래 사범 373명을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중 48명은 구속하고, 범죄수익 합계 1조6387억원을 추징보전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