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韓, 한반도 문제 주도자 돼야… 주변 정세 못 읽으면 이방인으로 추락”

입력 2023-07-07 04:07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이 6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국민일보가 주최한 ‘2023 한반도 DMZ 국제평화심포지엄’에 패널로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정전협정 체결과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은 현시점에서 한국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가 6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주최한 ‘2023 한반도 DMZ 국제평화심포지엄’에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 진창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이 패널로 참석해 한반도 정세 분석과 한국 외교정책에 대한 조언을 내놓았다. 사회는 김진아 한국외대 교수가 맡았다.

양 총장은 한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북한이 9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규모 선수단 파견을 예고했고, 미·중 사이에서는 관계 봉합을 위한 움직임이 감지된다”면서 “현재 조금씩 기회가 엿보이고 있다. 위기 뒤에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양 총장은 그러면서 “우리가 이런 변화를 읽지 못하면 한반도 문제의 주도자는커녕 이방인으로 추락한다”며 “우리가 한반도 문제의 주도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분단 구도를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해 우리 사회의 공감대가 아직도 확고하지 않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양 총장은 특히 “한반도 통일을 위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 위원은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진 위원은 “동북아를 중심으로 한 외교가 남북한 중심, 한반도 중심에서 세계 속의 한국 역할을 강조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한국이 글로벌 중추국가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반도 평화는 국제관계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한국의 국력을 바탕으로 유지해야 한다”며 “한국은 해야 할 얘기를 똑바로 주장하면서 당당한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 위원은 이어 “전략적 명확성을 중시하면서 한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지하는 가치동맹을 선도하는 국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전 원장은 한국의 외교정책과 관련해 “이익을 중시해야 한다”면서 “우리의 힘, 국력에 걸맞은 외교를 해야 국익이 극대화된다”고 밝혔다. 그는 “핵 억제력을 강화해 북한의 대남 도발이나 핵실험, 전쟁을 막아야 한다”면서 “국가안보에 있어 미래지향적인 목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전략적 프로세스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홍 전 원장은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주변국과의 협력 및 북한의 극한 사태 예방·수습 등을 통해 평화통일 달성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