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을 통해 신냉전 질서의 모순을 해결하려는 안일한 전략은 자칫 대한민국 안보에 불확실성만 키울 수 있다”며 “대한민국은 신냉전 질서에 맞서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기 위한 새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국민일보가 주최한 ‘2023 한반도 DMZ 국제평화심포지엄’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박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신냉전 질서가 촉발됐다”며 “국제사회는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의 실전배치와 전쟁으로 인한 대규모 인권 유린 등 자유와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장관은 그러면서 “신냉전 질서가 과거 냉전 질서보다 복잡한 것은 패권 대결과 동시에 기후·공급망 등 협력의 필요성에서 모순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우리 시대에는 안보와 경제가 둘로 나뉘기 어려운 개념이 됐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신냉전 질서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가치동맹’을 제시했다. 그는 “73년 전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이 북한의 남침으로 누란지위의 위기에 처했을 때 자유세계가 서로 연대하고 힘을 합쳐 대한민국을 지켜냈다”며 “전쟁의 포성이 멎은 1953년 한국과 미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면서 새로운 동맹의 시대를 열었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어 “대한민국은 한·미동맹이라는 든든한 안보의 버팀목을 바탕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번영을 일구어낸 ‘놀라운 70년’의 성공의 역사를 쓸 수 있었다”면서 “한국의 성취는 자유세계 ‘가치동맹’의 빛나는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박 장관은 한·미동맹이 윤석열정부 들어 안보 영역을 넘어서는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한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 관계를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선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GCSA)’으로 선언함으로써 70년 전 군사동맹에서 출발한 한·미동맹이 경제·기술동맹으로 확대되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다자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국계 여성으로 미국 의회에 최초로 진출한 영 김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인도·태평양소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심포지엄에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영 김 위원장은 “북한의 도발 및 중국 공산당의 악의적 영향력이 자유롭게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이 공동의 가치를 증진시키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이 70주년을 맞아 공동가치와 비전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번창할 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의 평화·번영·안보를 진전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