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런 막아라”… 위기의 새마을금고

입력 2023-07-07 04:07
자산건전성 우려가 불거진 MG새마을금고가 ‘맡긴 예적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겠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정부는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막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 범정부 대응단을 꾸려 불안감 진화에 나섰다. 사진은 6일 한 시민이 서울 종로구의 MG새마을금고 지점에 들어서는 모습. 이한형 기자

최근 대출 연체율이 치솟은 MG새마을금고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위기에 휩싸였다. 저축은행 부실 사태가 벌어졌던 2011년 이후 12년 만이다. 새마을금고 뱅크런이 한국판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번질까 우려한 정부는 즉각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연체율이 급등한 지점을 합병해 예금자 보호 한도(5000만원)를 초과한 원리금을 모두 지급하고 중도 해지한 예적금을 다시 예치하면 애초 약속했던 이율을 그대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새마을금고 관리 주체인 행정안전부는 6일 금융위원회 등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예수금 동향을 실시간으로 밀착 점검하고 위험 요인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새마을금고에서는 현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지난 4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 수신 잔액은 258조2800억원으로 지난 2월 말(265조2700억원) 대비 6조9900억원 감소했다. 두 달 새 7조원 가까이 인출된 것이다.


이 기간 상호금융권에서 수신 잔액이 감소한 곳은 새마을금고가 유일했다. 같은 기간 신협과 NH농협, Sh수협 등 전체 상호금융권 수신 잔액은 602조1000억원에서 612조1500억원으로 10조500억원 증가했다.

이런 뱅크런 현상은 껑충 뛴 연체율에 따른 불안감 탓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새마을금고의 대출 연체율은 5.3%로 전체 상호금융권(2.4%)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새마을금고 대출 연체율은 지난달 29일 6.2%까지 오른 상황이다.

새마을금고가 흔들리는 주된 원인은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대출 잔액은 213조2000억원인데 이 중 부동산 시행사 등 기업에 내준 대출 잔액은 111조6000억원으로 절반 정도다. 하지만 전체 연체액의 90%는 기업 몫이다. 기업 대출 연체율은 10%를 눈앞에 두고 있다.

12년과 비슷한 뱅크런 위기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2011년 당시 새마을금고는 부동산 PF를 거의 내주지 않았던 데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차주 1인당 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묶어뒀다. 이에 비해 현재는 여러 새마을금고 지점에서 부동산 PF를 내줬는데 200억원 이상을 빌려 간 사업장 중 연체가 발생한 곳만 87곳이다. 총연체액은 3조2000억원에 이른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새마을금고 사태) 범정부 대응단을 꾸려 필요시 정부 차입 등을 통해 충분한 유동성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욱 김이현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