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동굴에서 살면서 눈이 퇴화해 사라진 신종 거미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승환 서울대 교수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경상남도 합천군의 한 동굴에서 눈이 없는 신종 동굴성 거미를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진은 빛을 받으면 영롱한 구슬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착안해 ‘한국구슬거미’(사진)라고 이름 지었다.
이 거미는 동굴 입구에서 약 80m 들어간 위치에서 서식하는 진동굴성(평생을 동굴에서 사는) 거미다. 크기는 약 1㎜ 정도로 매우 작고, 하얀 몸체와 긴 다리를 갖고 있다. 빛이 없는 환경에 적응하다 보니 시력 퇴화를 넘어 눈이라는 기관 자체가 사라졌다. 대신 세 번째 다리 쌍에 나 있는 구멍이 감각기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올해 안으로 ‘국가생물종목록’에 한국구슬거미를 신종으로 등록해 관리할 계획이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