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 아래는 하얀 꽃이다
폴란드 폴란드
새가 날아가는 순간 새는
무언가 놓고 가는 것만 같고
하얀 것은 깊이를 알 수 없다고 믿었다
불타는
나의 폴란드
(…)
젖은 종이에 쓰인 말은 알아볼 수 없고
알아볼 수 없기에 완성되는
폴란드 폴란드
계속
그네는 흔들리고 꽃은 햐양을
무력한 것만이 유효하다는 믿음은 손쉽게 이루어지면서도 부서지기 때문에 너는 그럴듯한 기분으로 태도를 지키기 좋았지. 시 안에서 꽃이 다뤄지는 방식으로. 미래처럼. 절망하기 위해 태어난 포즈는 늘 호응받기에, 너는 줄곧 들여다보았지. 들여다보지 않는 순간에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그것이 바로 흔들림이라고 적었지
(…)
-백은선 시집 ‘상자를 열지 않는 사람’ 중
“무력한 것만이 유용하다는 믿음”은 종종 발견된다. 무력함, 무용함, 패배 같은 것에도 의미가 있으며 그런 것들이야말로 중요하다는 믿음. 하지만 그런 믿음이 “그럴듯한 기분”이나 “태도를 지키기” 위한 건 아닌지, “절망하기 위해 태어난 포즈”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