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파트너 ‘정서적 폭력’ 최다… 10명 중 9명은 ‘외부도움’ 요청 안해

입력 2023-07-06 04:06

배우자 또는 파트너에 의한 폭력 중 욕설, 위협 등 ‘정서적 폭력’이 가장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 발생 이후 10명 중 9명가량은 외부에 도움을 청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만 19세 이상 남녀 90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가정폭력방지법에 따라 3년마다 실시한다.

지난 1년간 배우자·파트너로부터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등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비율은 7.6%(여성 9.4%, 남성 5.8%)였다. 2019년 조사 때의 8.8%보다 소폭 감소했다.

여성은 정서적 폭력을 경험한 비율이 6.6%로 가장 높았고 성적 폭력(3.7%), 신체적 폭력(1.3%), 경제적 폭력(0.7%) 순(중복 응답)으로 피해 경험이 있었다. 남성 역시 정서적 폭력이 4.7%로 가장 많았으며 신체적, 성적, 경제적 폭력 순이었다.

첫 피해 시기로는 ‘결혼이나 동거 후 5년 이후’에 폭력을 경험한 비율이 여성 37.4%, 남성 57.3%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결혼·동거 후 1년 이상 5년 미만’이었다.

응답자 중 53.3%는 가정폭력 피해를 보고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 이유로는 ‘폭력이 심하지 않다고 생각해서’라는 응답이 25.6%로 많았다. 이어 ‘내 잘못도 있다고 생각해서’(14.2%), ‘배우자 또는 파트너이기 때문에’(14.0%), ‘그 순간만 넘기면 된다고 생각해서’(12.9%) 순이었다.

응답자의 대다수인 92.3%는 폭력 발생 이후 가족이나 경찰 등 외부에 도움을 청한 적이 없다고 했다. 3년 전 조사결과인 85.7%보다 높아졌다. 이혼, 별거, 동거 종료 등 이별 경험자의 폭력 피해 경험은 50.8%로 혼인 또는 동거 중인 응답자의 평생 폭력 피해 경험인 14.3%에 비해 매우 높았다. 이별 후 배우자나 파트너에 의한 스토킹 피해 경험률은 9.3%(여성 11.2%, 남성 7.5%)였다.

차민주 기자 la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