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토론토 블루제이스 투수 류현진(사진)이 복귀 초읽기에 들어갔다. 부상 이후 13개월 만의 실전 투구에서 건강하게 3이닝을 소화했다. 구속도 수술 직전과 유사한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류현진은 5일(한국시간) 미국 더니든 소재 토론토 스프링캠프 시설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산하 루키리그 팀 FCL 타이거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빅리그 복귀에 앞서 투구 감각을 끌어 올리고 몸 상태를 점검하는 차원이었다.
나쁘지 않은 투구 내용이었다. 1회 중심타선에 연속 2루타를 허용하면서 1실점 했지만 후속 타자를 삼진 잡으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2·3회에도 안타를 하나씩 맞았지만 점수는 주지 않았다. 최종 성적은 3이닝 4피안타 5탈삼진 1실점이었다.
특히 속구가 시속 140㎞대에 형성된 점이 고무적이었다. 이날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은 시속 140~142㎞를 오갔다. 지난해 부상 전 평균 구속이었던 143.7㎞에 근접할 정도로 몸 상태가 올라왔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종합적으로 이날 투구는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긴 공백기를 고려할 때 더 그랬다. 류현진이 마지막으로 실전 경기에서 공을 뿌린 것은 지난해 6월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이었다. 당시 통증을 호소하며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온 그는 그대로 수술대에 올랐다.
현지에선 류현진의 이날 투구를 호평하며 앞서 예고했던 이달 말 복귀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토미 존 수술 이후) 12개월 만에 복귀하는 건 최상의 시나리오”라며 “일반적으론 14개월가량 소요된다”고 짚었다.
토론토는 이날 기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로 처져 있다.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뉴욕 양키스에 두 경기 뒤진 상황이다. 포스트시즌행을 위해선 반등이 절실하다.
그런 토론토에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류현진의 복귀는 천군만마다. 지난해 사이 영 상 후보에 올랐던 에이스 알렉 마노아가 부진에 빠지며 선발 로테이션이 뿌리째 흔들린 토론토다. 류현진이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안정적으로 소화해준다면 와일드카드 한 자리를 노려볼 만하다는 심산이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