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다음 달부터 시행하는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통제를 위한 후속 작업에 들어갔다.
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이번 주 갈륨과 게르마늄 생산 공급업체를 불러 수출 통제와 관련한 세부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 내용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수출허가 신청 및 절차를 설명하고 당국 방침에 적극 협조할 것을 당부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통신, 군사 장비용 반도체에 쓰이는 소재로 중국이 생산과 공급을 거의 독점하고 있어 수출 통제가 본격화하면 관련 산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중국은 전 세계 게르마늄 생산의 약 60%를 차지한다. 갈륨은 중국 내몽골에 약 80%, 게르마늄은 내몽골(46%)·윈난성(34%)에 주로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중국에 공장을 둔 외국 기업이 당국에 수출허가를 신청하거나 사재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반도체 웨이퍼 제조업체 AXT는 “우리는 고객사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필요한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게르마늄 생산업체는 미국·유럽·일본 바이어로부터 수출 통제가 시행되기 전 제품을 비축하고 싶다는 문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중국으로부터 갈륨과 게르마늄을 주로 수입하는 네덜란드는 “유럽연합(EU)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는 최근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 반도체장비 수출 통제에 동참했는데 중국의 이번 조치는 맞대응 성격이 짙다. 네덜란드는 2019년부터 자국 반도체장비 기업 ASML이 생산하는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고 최근 추가한 조치에는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실질적 타격을 줄 수 있는 조치로 평가된다.
웨이젠궈 전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이날 중국 신문 인터뷰에서 “광물 통제 조치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중국에 대한 첨단기술 제한이 계속 확장된다면 중국의 대응 조치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