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스터’와 드라마 ‘구해줘’로 얼굴을 알린 배우 우도환이 이번엔 복서로 돌아왔다. 지난해 1월 전역한 그는 바로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 촬영에 합류했다. 지난달 9일 공개된 이 작품은 복서를 꿈꾸는 두 청년이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려 거대한 악의 세력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우도환은 역경 속에서도 항상 선한 마음을 잃지 않는 복서 유망주 건우를 연기했다. 사건은 건우의 어머니가 운영하던 카페 월세를 내기 위해 사채를 쓰면서 시작된다. 알고 보니 말도 안 되는 고금리 이자가 붙는 계약이었다. 악덕 사채업자를 처단하기 위해 건우는 우진(이상이)과 함께 사채업에 뛰어든다. 힘없고 절박한 사람들을 상대로 ‘등쳐먹는’ 악한 무리에 대한 반격을 시작한다.
지난달 14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우도환은 “(건우는) 우리 시대에 필요한 인물”이라며 “건우의 선한 마음으로 인해 이기심을 가졌던 사람들이 남을 위할 줄 알게 되는 모습은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건우는 나쁜 사채업자들을 응징하지만 복서로서 자긍심이 있다. 주먹 외의 무기는 들지 않는다. 아무리 적이라도 목숨이 위태로워 보이면 구해야 한다는 선함을 갖고 있다. 자신의 노력으로 받는 정당한 대가가 아니면 탐내지 않는다.
‘복서의 심장’을 되뇌는 건우는 순한 눈매와 상반되게 강한 의지를 지닌 인물이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나쁜 놈은 응징해야 한다는 신념에 변화가 없다. 그런 건우를 연기하면서 우도환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우도환은 “포기하지 않는 의지와 뜨거운 열정이 있으면 반드시 이뤄진다고 믿는 건우의 신념이 나의 신념이 됐다”며 “배우로서 나도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면 그 진심이 언제나 닿는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좋은 마음이 좋은 마음을 낳는다’고 생각하며 항상 좋은 에너지를 뿜으려고 노력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사냥개들’은 그가 가진 장기를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우도환은 열다섯 살부터 복싱장을 드나들었다. 스무 살 때는 본격적으로 액션스쿨을 꾸준히 다니며 고강도 트레이닝을 했다. 액션을 자신의 장기로 삼아보겠다는 열정이 있었다. 그는 “그동안 액션 작품을 많이 하기도 했고, 여러 노력이 눈덩이처럼 굴러서 ‘사냥개들’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서른한 살인 우도환은 20대에 해외여행도 한 번 못갈 정도로 바쁘게 보냈다. 그는 “놀아본 기억이 없다”고 회상했다. 전역한 뒤에도 곧바로 ‘사냥개들’ 촬영에 들어가느라 휴식기가 없었다. 아쉬움이 있을 법하지만 쉬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우도환은 “군대 안에서도 다음 작품에 대한 생각만 했다. 나가자마자 하는 작품에 뼈를 갈겠다고 다짐했다”며 “군에 있었던 시간이 이 작품에 모든 걸 다 쏟아붓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올 상반기 그는 MBC 드라마 ‘조선변호사’에서도 열연했다. 우도환은 “짧은 기간 안에 전역하자마자 지었던 농사를 한 번에 보여줄 수 있어서 행복했던 올 초였다”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